[미디어펜=이희연 기자]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6일 드디어 만났다. 두 후보는 거대 양당 대선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는 지금의 대선 상황을 '적폐'로 규정하면서 양당체제 종식과 이재명-윤석열 쌍특검 도입, 결선투표제 등 정책 공조에 나섰다. 그러나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정당 간 제대로 된 정책 공조가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찍힌다.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코로나19 대응책과 함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중심의 거대 양당 체제 종식, 이재명-윤석열 '쌍특검', 결선투표제 도입 등 다양한 정책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하는데 합의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공동 브리핑을 통해 "두 후보는 이번 대선이 양당 기득권을 지키는 선거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키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 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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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오른쪽)가 정책 연대 논의를 위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장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어 두 사람은 "두 후보는 우선 시급한 코로나19 대책으로 확진자 1만명 이상 수용 가능하고, 중증 환자 2000명 이상 치료 가능한 병상 및 의료진을 확충할 것을 촉구한다"며 "코로나 19로 심각한 위기에 빠진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손실보상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회동의 주요 의제 중 하나였던 '양당체제 종식', '쌍특검' 도입과 관련해서는 "이번 대선은 양당 체제에 경종을 울리는 대통령 선거가 되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두 후보는 먼저 대통령 후보 등록 전까지 대장동 개발과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진실이 규명되어 부패에 연루된 후보가 후보 등록을 하는 불행한 일이 없어야 한다"며 "두 후보는 결선투표제 도입에 뜻을 같이 하며 다당제가 가능한 선거제도 개혁을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는 기득권 양당 후보가 도덕성과 자질 논란으로 만든 진흙탕 선거에 함몰되지 않고 공적 연금 개혁, 기후위기 대응,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 대책과 같은 미래 정책 의제를 놓고 선의의 경쟁 할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국민들의 어려운 현실과 청년들의 불안한 미래에 답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인 제3지대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선을 그었다.
이날 회동에 앞서 실무협의에 나섰던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단일화와 관련해서는 이번 회동과 관련된 주제가 전혀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드리겠다"고 했고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저희가 만나면 늘 하는 말이지만 한강보다 큰 강이 흘렀고 도봉산보다 높은 산이 있는 그런 포지션에서 출발했다. 단일화는 논의의 방향이 전혀 아니다"고 일축했다.
심상정 후보도 회동 후 기자들이 '제3지대 단일화'와 관련된 논의가 나왔느냐는 질문에 "오늘은 안 후보와 함께 정책과 관련된 얘기만 했다"고 답했고, 안 후보와 다시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서 "향후 만남에 대해 특정하게 얘기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단일화 논의와 관련된 질문에 "그런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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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배진교(왼쪽)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한 장소에서 심상정 안철수 후보의 회동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처럼 두 사람은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거대 양당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관련 ‘쌍특검’ 후보자 추천위원회는 제3지대가 주도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내고있다.
그러나 두 후보의 회동이 정치권의 이목을 끌만한 특별한 내용 없는 단순 정책 공조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제대로 된 정책공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 이번 회동이 양당 대선 후보 중심의 대선 상황에서 정치권의 주목을 끌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대구 카톨릭대 특임교수는 "대선을 앞두고 만났는데 단일화 없고 정책공조만 하겠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현재 대선판이 양강체제로 굳어져 있으니 두 후보가 정치권의 이목을 자신들에게 돌리려는 하나의 퍼포먼스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심상정-안철수 두 후보가 결선투표제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의미가 없다. 이미 대선 게임이 본격 시작됐는데, 이제 와서 룰을 바꾸자고 하면 그게 가능한 얘기인가"라며 "쌍특검도 양당이 국회에서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현실성이 없는 이목끌기 만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의 얘기처럼 거대 양당위주의 정치가 시민들의 삶을 어렵게 하는 '적폐'라는데 안 후보와 의견 모았다"고 밝혔다. 또 김동연 가칭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 오늘은 안 후보와 둘만 얘기했다"고 답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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