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연말 인사시즌이 돌아오면서 금융권에선 하나금융지주를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에 누가 선임될지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금융을 10년간 이끌어왔던 김정태 회장이 여러 차례 "추가 연임은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금융권 안팎에선 김 회장의 용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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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한 달 전에는 최종후보군(숏 리스트)를 추려야 한다는 점에서 내년 1월에는 '포스트 김정태'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그룹에서 관리하고 있는 회장 후보들을 포함해 후보자군(롱 리스트)를 선정, 심층 인터뷰 등을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해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선출할 예정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포스트 김정태'의 후보군으로 함영주 부회장과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을 거론한다. 특히 업계에선 그동안 함 부회장을 김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점쳐왔다. 함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초대행장을 맡아 이들 은행이 화학적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실적 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통합 행장을 맡은 첫해인 2016년 1조3727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이듬해 2조1035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채용 비리 관련 재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소송 등 사법 리스크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최근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올해 8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고, 지난달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부정 채용과 관련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함 부회장의 재판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KB금융의 경우 이재근 부행장이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되고 이와 함께 현(現) 허인 국민은행장이 지난해 신설된 부회장직으로 승진하면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뒤를 이을 '그룹 후계자 발굴 작업'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1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추천하면서 허인 행장을 지주 부회장으로 내정했다. 업계에선 허 행장의 4연임에 무게를 뒀으나, 내년 1월 그룹 내 '2인자격'인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그룹 후계자 발굴 작업에 돌입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허 행장의 이번 부회장 승진으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과 부회장 승진이 유력한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 등 '3인 부회장 체제'를 형성해 차기 회장직을 두고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연말 연초에 예정된 지주 회장 인사는 없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특히 지난달 채용 비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법적 리스크를 말끔히 털어낸 조 회장은 직을 유지함과 동시에 3연임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