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격변하는 철강 시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는 물적 분할되어 지주회사가 100% 소유하게 되는 구조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상장 존속법인으로 유지되며 철강회사 '포스코'는 비상장 신설법인으로 운영된다. 포스코를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3배로 키우겠다는 게 최정우 회장이 그려놓은 밑그림이다.
|
|
|
▲ 21일 열린 '기업시민 심포지엄'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제공 |
포스코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주회사 체제는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상장사로 유지하며, 지주회사는 미래 신사업 발굴, 그룹 사업 및 투자관리, 그룹 R&D 및 ESG 전략 수립 등을 맡는 구조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는 물적 분할돼 지주회사가 100% 소유하게 되며, 철강사업회사 뿐 아니라 향후 지주사 산하 신규 설립 되는 법인들도 상장은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저탄소‧친환경 시대로의 대전환, 기술혁신 가속화, ESG경영 강화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하에서 지속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왔으며, 이를 가장 성공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사업 및 투자 관리를 전담하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결정된 지배구조 체제는 핵심사업 재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지주사와 자회사의 주주간 이해관계 상충 문제 발생을 차단하며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가 지주사 주주의 가치로 직접 연결되는 선진형 경영지배구조 모델이라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현재의 포스코는 회사 역량이 철강사업 경쟁력 제고에 집중되고 있어, 신사업 발굴‧육성, 그룹사사업구조 개선 및 그룹사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필요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추진력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특히 유망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철강 중심기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이에 포스코는 7대 핵심사업 중심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중장기 성장전략도 내놨다. 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 산하에 병렬로 놓이게 되는 자회사들을 균형 있게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그룹의 7대 핵심사업은 △철강 △배터리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농업+바이오)로 구성된다.
포스코는 이들 각 사업을 △철강 탄소중립 완성 △신 모빌리티 견인 △그린에너지 선도 △미래 주거 실현 △글로벌 식량자원 확보 등 5대 지향점에 맞춰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7대 핵심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어느 정도 규모까지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도 마련해 놨다.
철강사업은 친환경 생산체제 기반 구축, 프리미엄 제품 판매 강화, 해외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2030년까지 사회적 감축 10%를 포함해 CO2 배출량 총 20% 절감을 목표로 2조 원을 투자해 탄소중립 생산체제 구축에 나선다.
탄소중립의 첨병인 수소환원제철은 2030년까지 국책과제를 통해 포스코 고유의 수소환원제철 모델 '하이렉스(HyREX)'의 데모 플랜트를 구축하고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
|
|
▲ 포스코 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 지배구조. /사진=포스코 제공 |
동시에 석탄 사용 저감 기술과 신규 전기로 도입 등을 통해 저탄소 제품 요구에 대응하고, 친환경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해 2022년부터 2030년까지 평균 13%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2030년까지 12조 원을 투자해 현재 510만t의 조강능력을 2310만t까지 확대하고,영업이익률은 7%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그린 스틸(Green Steel)생산 등 친환경 경쟁력을 보유한 지역을 중심으로 원료 및 에너지파트너사와의 협력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인도의 경우 향후 그린수소생산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수소 활용까지 고려한 진출 전략을 수립했으며, 철강산업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동남아 시장의 수요에 대비해 인도네시아 일관밀 확장을 계획 중이다.
풍부한 철 스크랩 등 친환경 철원류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또한 그린 스틸을 주도하는 신성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미국에서의 전기로일관밀합작도 고려하고 있다.
배터리(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양‧음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약 11만5000t에서 2030년 68만t까지, 선도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톱 티어(Top-Tier)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먼저 양극재는 국내와 중국에서 배터리사를 공략한 생산기지 집적화를 추진하고, 미국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을 통해 대규모 공장을 설립하는 등 생산능력을 2030년 42만t까지 확장하며 글로벌 입지를 다진다.
더불어 다양한수요처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부터 저가형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차세대 배터리 소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전고체 전지용 소재도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음극재는 흑연계에서 글로벌 리딩 경쟁력을 유지하고 실리콘계사업에 진출해, 2030년 26만 t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흑연의 경우 천연흑연공급처를 탄자니아, 호주 등 중국 외 지역으로 다변화하고, 인조흑연 역시 이번 달 1단계 준공을 마친 국내 유일의 생산 공장을 기반으로 자체 수급 능력을 갖춰 경쟁력을 높인다.
또한 차기 전기차에 사용될 실리콘계 음극재는 2023년 양산 설비 구축을 목표로 유럽 완성차 업체와 제품 개발에 협력 중이다.
배터리소재의 원료인 리튬과 니켈 사업은 자체 보유한 광산‧염호와 친환경 생산 기술을 통해 2030년까지 리튬 22만t, 니켈 14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춘 글로벌 톱 제조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리튬은 포스코가 2018년 선제적으로 확보한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필바라'의 광산 지분을 통해 경쟁력 높은 공급체계 구축을 지속한다. 포스코는 지난 10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친환경 리튬 추출기술을 확보했으며, 전고체 전지용 황화리튬과 리튬메탈 등 고부가가치 제품도 개발 중이다.
니켈은 2030년까지 광석기반 11만t, 리사이클링추출 3만t으로 총 생산능력 14만t을 확보할 방침이다.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의 글로벌 니켈사와 합작해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급증하는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적기 대응 할 수 있도록 기존 스테인리스스틸용 니켈 일부를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로 전환하는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한 폐배터리리사이클링 사업을 위해 내년 11월 광양에 1단계 리사이클링 공장을 준공 예정이며, 글로벌 폐배터리 수거네트워크 보유사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배터리 순환 경제 완성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수소 사업은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 2조3000억원, 생산 50만t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후 20년간 사업을 고도화해 2050년까지 연간 700만t의 수소 생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10대 수소 공급 기업으로 자리 잡는다는 포부다.
포스코는 자체 수소환원제철과 그룹사 포스코에너지의 발전 사업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 수요가 발생하는 기업이다. 이런 안정적인 내부 수요를 기반으로 적극적 외부 판매까지 연계하는 수소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초기 단계에서는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해 수소 시장에 진출한다. 포스코는 2026년까지 연간 7만t의 부생수소(그레이수소)를 연료전지 및 모빌리티용으로 공급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
|
|
▲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사진=포스코그룹 |
이후 2030년까지는 해외에서 추진 중인 블루‧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본격화해 연간 50만t으로 생산량을 증대한다. 나아가 2040년 300만t, 2050년 700만t으로 생산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국내외 철강, 연료전지, 발전, 충전소 등 대규모 B2B 수요처에 수소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포스코는 7대 전략국가에서 19건의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공급망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글로벌 최대 석유기업과 프로젝트 지분투자를 통한 블루수소 할당구매권리(Off-take) 확보를 추진 중이며, 재생에너지 생산 여건이 우수한 호주와 오만 등에서는 철강을 연계한 다수의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소 생산과 활용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과학기술원과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 연구 개발에 착수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과는 원전 연계 고온 수전해 기술 연구를, 두산중공업과는 암모니아 혼소터빈발전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LNG, 암모니아, 신재생에너지 등 수소경제와 연계한 사업을 확대한다.
우선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가교로 주목받는 LNG의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광양에 LNG 터미널 2단계 증설사업을 진행 중이며, 당진 등에도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LNG를 생산하는 E&P사업은 미얀마 가스전 추가개발을 지속하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의 탐사 자산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
발전사업은 장기적으로 LNG 발전을 청정 수소 발전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로, 먼저 LNG 발전에 암모니아 혼소기술을 적용한 저탄소 발전을 추진한다.
LNG 발전 외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도 해외 선진기업과의 합작 등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그룹의 에너지 분야 발전용량을 2030년까지 현재의 약 2.5배인 8.3GW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건축‧인프라 분야는 2030년 친환경 수주액 4조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로에너지빌딩, 모듈러 건축 등 친환경 분야의 수주를 확대하는 한편, 수소생산 플랜트및 그린뉴딜 연계 해상풍력 플랜트 사업도확장하여친환경 인프라 기반의 지속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식량 사업은 2030년 매출 10조원을 목표로 우크라이나와 북남미 지역에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사업 교두보 마련에 나선다.
또한 국제 환경인증을 기반으로 환경이슈가 야기되지 않은 팜 농장 인수 혹은 팜유정제사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식량 메이저로서 취급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지주회사 체제 아래, 벤처투자를 그룹의 신사업 발굴 채널로 지속 활용함과 동시에유망 벤처기업을 글로벌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그룹의 미래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누계 8000억원의 펀드 출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포스코의 출자액과 외부 벤처펀드 자금을 합한 펀드결성 총액은4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펀드는 배터리소재, 수소 등 그룹 성장사업 연관 분야 투자와 그래핀, 바이오 등 미래 유망 신수종 분야 투자로 나누어 진행되며, 벤처투자를 포스코그룹의 사업 역량 강화는 물론 그룹의 시드(Seed) 사업 발굴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내년 1월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지주회사 체제 전환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한편, 최정호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취임식에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사업역량 강화를 통해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과 함께 기업시민 철학을 앞세워 수익 창출을 넘어 공유가치창출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든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를 위해 동반성장, 저출산 해법 롤모델 제시, 청년취·창업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의 첫 재무통 CEO인 만큼 회사의 재무건전성에도 변화를 보였다.
최정우 회장이 임기이전인 2017년의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60.1% 였던 것에 비해 2018년60.5%로 0.4%포인트(p) 높아졌다. 부채비율 역시 65.4%로 1.1%p 낮아졌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해 6월에는 72.5%로 다시 높아졌다. 하지만 9월말 기준으로 다시 71.8%로 낮아지며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포스코의 철강 사업이외 분야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마련하고 시도하고 있는 것도 최정우 회장의 성과로 꼽히고 있고 새롭게 지주사 전환을 통해 격변하는 철강 시황에 대응해나가기 위해 노력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