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전남 드래곤즈의 기적같은 FA컵 우승이 제주 유나이티드를 울렸다. 전남이 내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면서 제주의 챔피언스리그행 꿈은 좌절됐다.

전남은 1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대구FC와 원정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양 팀이 1명씩 퇴장 당하고, 7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전남이 후반 37분 터진 정재희의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전남은 1차전 홈 경기에서 대구에 0-1로 졌다. 하지만 원정에서 4-3으로 이겨 합계 스코어 4-4로 동률를 이뤘고,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전남은 2부리그(K리그2) 소속팀 최초 FA컵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쓰면서 통산 4번째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FA컵에서 우승한 전남(위)과 준우승에 그친 대구. /사진=대한축구협회


우승의 영광과 함께 전남은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서게 됐다.  

이로써 챔피언스리그 진출 K리그 팀들이 모두 가려졌다. K리그에 배정된 '2022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총 4장(2+2)이다. K리그1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은 본선으로 직행하고, K리그1 2위와 3위에게는 플레이오프(PO) 출전권이 주어진다.

올해 K리그1 최종 순위는 1위 전북 현대, 2위 울산 현대, 3위 대구FC, 4위 제주 유나이티드였다. K리그1 우승팀 전북과 FA컵 우승팀 전남은 챔피언스리그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2위 울산과 3위 대구는 플레이오프로 향한다.

그런데 대구가 FA컵에서 우승했다면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권을 따내고, K리그1 4위 제주에게 PO행 티켓이 주어질 수 있었다. 대구가 이번 FA컵 1차전 원정경기를 이겼기 때문에 우승이 유력했고, 제주의 챔피언스리그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2차전에서 전남이 드라마같은 승부를 펼치며 승리와 함께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제주의 챔피언스리그행 희망은 사라지고 말았다. 더군다나 이날 경기에서 전남과 대구는 1-0, 1-1, 2-1, 2-2, 3-2, 3-3, 4-3으로 한 골씩 주고받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제주 입장에서는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다가 결국 울고 말았다. 대구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하면서 제주에게 챔피언스리그행 티켓을 선물할 수 있었다. 3-3 동점 상황에서 후반 37분 전남 정재희의 결승골이 터졌을 때 제주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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