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 정부의 잇따른 수요 억제책으로 전세 수요 심리가 위축하며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2년 2개월 만에 '공급 우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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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김상문 기자 |
13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12월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1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기준선 100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9년 10월 21일(99.9) 이후 약 26개월 만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시장에서 주택 공급과 수요 관계를 0부터 200까지 수치화한 지표다. 기준선 100 보다 숫자가 더 높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것을 의미하며 숫자가 100보다 낮으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고 분석된다.
서울 권역별로는 5개 중 3개 권역에서 전세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지며 공급 우위 상황을 나타냈다.
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 등 8개 구가 포함된 동북권은 지난주 101.1에서 이번주 99.8로 떨어졌고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은 지난주 102.4에서 금주 98.0으로 내려왔다.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이번주 97.0을 기록하며 4주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동남권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 1월 99.6을 기록하며 올해 처음 기준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같은 달 8일 102.2로 소폭 올랐다가 연이어 99.2→98.5→97.5→97 등 연이어 수요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돼 고가 전세를 위주로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심권(용산·종로·중구)은 이번주 기준선(100.0)을 간신히 맞췄으나 지난주(101.7)보다 전세수급지수가 1.7p 떨어졌다.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은 지난주 99.5를 기록한데 이어 이번주엔 100.4로 지수가 소폭 상승하며 기준선을 넘어섰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1월 4일 기준선 100을 훌쩍 상회하는 127.3에서 시작해 1월 11일 127.6까지 올랐다가 꾸준히 하향하고 있다. 4월 26일 103.3까지 떨어진 후에 다시 반등해 6월 28일 110.6까지 소폭 올랐으나 7월 107대에서 8월 104대까지 다시 하락했다.
이후 지난 9월 6일 106을 기록한 후 다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달부터 101.2→102.4→100.8→100.5를 기록, 지난주(11월 29일) 기준선인 100에 턱걸이했다. 지속해서 추락하던 전세수급지수가 이번주 결국 매도우위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4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며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98.0)보다 1.6p 떨어진 96.4를 기록했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지난주(100.1)보다 0.9p 하락한 99.2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하락한 것은 2020년 6월 22일(99.9)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전까지 아파트 전셋값이 매맷값과 함께 고공행진하며 가격 피로감이 쌓인데다 대출 규제 등 정부의 잇따른 수요 억제책으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출 규제 등으로 매매 수요가 전세로 옮겨오는 등 현재 전세 수요심리 위축이 장기적인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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