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주거지원 방안 '신혼희망타운'이 수요자들에게서 외면받고 있다.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는 장점이지만 추후 시세 차익을 정부와 나눠야하고 평형이 비교적 작다는 점은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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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신혼집 어디가(家) 좋을까 홍보 영상./사진=신혼희망타운 홈페이지 |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시행한 신혼희망타운 해당지역 사전청약은 2172가구 모집에 1297명이 접수했다. 해당 지역 수요자를 대상으로 접수했는데, 신혼희망타운 7가지 주택형 중 6가지에서 미달됐다.
유일하게 모집가구를 다 채운 시흥하중 55㎡(전용면적) 주택형의 경우에도 경쟁률 1.1대 1을 보이며 간신히 미달을 면했다. 이로 인해 남은 물량은 다른 수도권 지역 수요자들에게 돌아가게 됐다.
특히 서울 서초구와 가까워 ‘준강남권’으로 여겨지며 관심을 모은 과천 주암지구의 경우에도 신혼희망타운 총 1421가구 모집에 신청은 절반 가량인 730명에 불과했다.
신혼희망타운은 2017년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도입된 ‘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주택’이다.
가장 큰 장점으로 시세의 70~80% 수준에 책정되는 저렴한 분양가가 꼽힌다. 투기과열지구라도 분양가의 최대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것이 초기 자본이 부족한 신혼부부에게 가장 큰 이점인 것이다. 겉으로 봤을때에는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낮은 젊은 신혼부부에게 매력적인 상품인 셈이다.
그러나 실제 신혼희망타운 청약 결과가 저조한 것은 몇 가지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대출 상품에는 ‘환매조건부’ 조항이 포함돼 있다. 분양가 3억300만원이 넘는 신혼희망타운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전용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해당 상품은 대출액과 대출 기간, 자녀 수에 따라 추후 주택을 되팔 때 분양가 대비 시세차익의 10~50%를 주택도시기금과 나눠야 한다는 조건이다. 시세차익이 온전히 수분양자의 몫이 아니라는 얘기다. 의무 거주 기간과 전매 제한 기간도 각각 최장 5년, 10년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자녀를 낳아 키우기 어려울 것 같은 좁은 면적이다. 과천 주암과 시흥 하중에서 공급된 신혼희망타운은 전용면적 46~55㎡인데, 전용 44㎡는 공급 면적 기준으로 18평 수준이다. 부부 둘이 살기도 넉넉하지 않은 공간인데 자녀를 낳아 키우는 것까지 고려하면 너무 협소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과천주암 C2블록 전용면적 46㎡ 주택형은 29가구 모집에 1명 접수했고, 같은 지역 C1블록 46㎡도 188가구 모집에 14명만 접수했다.
이에 정부는 신혼희망타운에 중형 면적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동안은 되도록 많은 신혼부부에게 기회를 드려야 한다는 차원에서 진행하다 보니 작은 평 위주로 공급됐다"며 "애를 키우다 보면 넓은 공간이 필요할 수 있어 앞으로 공급하는 물량에는 중대형 평형 비중을 늘려가려고 한다. 내년 이후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지구에는 소형 평형은 가급적 축소하고 선호도가 높은 중형 평형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가장 불만스러워 하는 점은 '신희타(신혼희망타운)의 좁은 평형대를 지적한다"면서 "또한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구입을 고려할 때 입지적 장점을 보는 것은 향후 '내가 산 집값이 오를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구입, 분양받는다. 하지만 이같은 신희타는 위치는 나쁘지 않지만 향후 집값이 상승했을 경우 그 수익을 공유하는 게 말이 안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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