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지원 건수가 100만건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치가 시작된 지 1년 6개월여 만이다.
내년 3월께 은행권의 대출상환유예조치가 종료되는 가운데, 영업제한 여파로 차주들의 대출 상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문제가 악성부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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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정부의 방역대책이 강화되면서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절차를 밟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제공 |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지원 건수는 약 106만건(중복·복수 지원 포함)으로 집계됐다.
일시상환대출의 만기연장 지원을 받은 대출 계약이 95만 5000건(247조 4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분할상환 대출의 원금상환 유예 지원은 8만 6000건(13조 6000억원), 일시·분할상환 대출의 이자 상환 유예는 1만 7000건(230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일시상환대출의 만기연장만 놓고 보면, 지원건수는 올해 1월 말 371만건을 기록했지만 지난 10월에는 2배 이상 증가한 955만건을 기록했다. 액수로는 1월 121조 2000억원의 2배를 웃도는 247조 4000억원에 달한다.
지원기관별로, 시중은행이 64만 6000건(155조 8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정책금융 30만 3000건(90조 7000억원), 제2금융 6000건(9000억원)을 기록했다.
상환 유예 조처 등에 힘입어 기업대출 연체율은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10월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전달 대비 0.01%p 상승한 0.25%에 그쳤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0.30%를 기록해 전월 말 대비 0.01%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0.25%로 0.04%p 하락한 반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02%p 상승한 0.32%로 집계됐다. 자본력이 튼튼한 대기업은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승승장구하는 반면, 자영업 비중이 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침체하는 이른바 'K'자 양극화를 띨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록다운까지 우려되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다"며 "내년 3월 이후 자영업자와 영세상공인에 대한 대출상환유예조치가 끝나게 된다. 현재의 상황과 비슷하게 전개된다면 상당수의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경기가 K자로 고착화된다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부채 부실화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들이 충당금 쌓기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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