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인턴기자] 제주축산진흥원 내 사육중인 제주흑돼지가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된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제주흑돼지(영문명칭 'Jeju Black Pig')는 축산진흥원 내에서 사육 중인 제주흑돼지 260여 마리로, 천연기념물 표준품종으로 등록된 개체에 한정된다. 기타 제주 지역 흑돼지는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 천연기념물 제550호 제주 흑돼지 / 사진=제주축산진흥원 제공(상), 채널A 보도화면캡처(하)

순수 혈통의 제주흑돼지는 일제강점기 외국에서 도입된 개량종과의 교잡으로 절종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에서는 1986년 우도(牛島) 등 주변 섬에서 재래종 돼지 5마리를 확보한 뒤 현재수준까지 개체수를 늘려왔다.

제주흑돼지는 육지 재래돼지와는 차별화된 혈통의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도 육지 흑돼지는 귀가 크고 앞으로 뻗은 데 반해, 제주흑돼지는 귀가 작고 위로 뻗어 있다. 또한 제주도 특유의 기후와 풍토에 적응해 체질이 튼튼하고 질병에도 강하다.

또한 문화재청은 제주흑돼지가 고유의 특성을 간직하면서도 "육지와 격리된 제주도의 지역적 여건상 제주의 생활·민속·의식주·신앙 등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에서는 돼지고기가 혼례, 상례 등에 항상 올라가며, '돗수애'(돼지순대), '돔베고기'(돼지수육), '돗새끼회'(암퇘지 자궁 속의 새끼돼지로 만든 회) 등에서 보이듯 향토문화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은 관리단체인 제주특별자치도와 더불어 앞으로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의 영양공급과 번식 관련 규정을 제정해 혈통이 보존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