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보고서 발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에도 그 영향이 광범위하게 파급되면서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미디어펜


18일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보고서에 게재된 공급병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목표 수준을 상당폭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 지속 등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수요와 공급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크고 오래 지속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나 신재생 에너지 생산 차질과 화석연료 공급부족 등으로 수급 현상이 심화되면서 유가, 천연가스 가격 등 에너지원자재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은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과 전기료, 난방비 등 에너지요금 상승을 통해 물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가격은 동절기 난방수요가 줄어드는 내년 2분기 이후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전환과정에서 에너지 수급불균형이 장기화될 경우 전력난 등을 통해 여타 부문의 공급 차질을 야기해 추가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축산물과 내구재의 병목현상에 따른 물가 영향을 보면, 우선 축산물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재난지원금 지급과 가정 내 축산물의 소비 증가로 수요가 늘어난 반면 인력난, 물류비, 재료비 상승 등으로 주요 생산국에서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이처럼 수급불균형에 따른 축산물가격 상승은 직접적인 소비자물가 변동으로 작용한다. 여기다 재료비 상승을 통해 가공식품 가격 및 외식물가에 대한 상방 압력으로도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축산물가격 오름세는 향후 수급불균형이 점차 해소되면서 내년 중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구재의 경우 자동차 등 내구재 수요가 크게 증가한 반면 반도체 생산 차질, 해상물류 지체 등으로 공급차질이 발생하면서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내구재가격은 올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상승 폭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수입 자동차를 중심으로 신차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며, 가전 등 기타 내구재가격도 주요국에 비해 낮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상운임 및 원자재가격 상승분이 일부 반영되면서 오름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내구재가격은 반도체 공급 차질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지속되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이 내년 하반기에나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반도체 탑재량이 많은 전기차와 스마트카의 생산 비중 확대로 반도체 부족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올해 들어 임금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임금 상승세가 장기화되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불안해질 경우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을 통해 물가상승이 가속화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