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JTBC 새 주말드라마 '설강화'가 첫 방송을 시작했음에도 역사왜곡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작품이 아니"라고 재차 주장하던 '설강화' 측은 첫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소통 창구까지 막았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배우 정해인, 지수 주연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글이 게시됐다. 해당 청원글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7만 5000명 이상 동의를 받았다. 

청원글 작성자는 "민주화 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가 분명 존재한다"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JTBC '설강화' 제공


작성자는 앞서 진행된 '설강화' 방영중지 청원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당시 제작진은 (역사왜곡과 관련해) 전혀 그럴 의도가 없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1회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성자는 "간첩인 남주인공이 안기부에 쫓겨 도망갈 때 배경음악으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며 "이 노래는 민주화 운동 당시 사용됐다.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 소속 인물을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작성자는 또 '설강화'가 OTT 서비스(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은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다. 노력없이 이뤄진 것이 아닌, 결백한 다수의 고통과 희생을 통해 쟁취한 것이다.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 방영은 당연히 중지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방송계 역시 역사왜곡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끝맺었다. 

'설강화'는 지난 3월 드라마 시놉시스 공개 이후 민주화 운동 폄훼, 간첩 미화, 안기부 미화 등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무엇보다 작품 속 여주인공 이름이나 남주인공의 설정이 실제 인물,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JTBC와 '설강화' 제작진은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첫 방송부터 또다시 역사왜곡 논란에 직면했다. 

'설강화' 측은 첫회 방송 이후 포털사이트에서 시청자들이 작품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나눌 수 있는 페이지와 시청 소감 게시판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더욱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해인, 지수 등 주연 배우부터 협찬사 불매 등 이야기까지 거론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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