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무료컨설팅 인지한 소상공인 소수…홍보 활성화 나서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무료 컨설팅에 나서고 있지만, 이를 인지한 소상공인이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 컨설팅을 희망하는 소상공인이 89%에 육박하지만, 은행에서 실제 컨설팅 혜택을 누린 이용자는 3% 미만에 불과했다. 은행권이 좀 더 효과적인 홍보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 16일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오른쪽 세번째)과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오른쪽 네번째), 감성한 기업은행 기업고객 그룹장(오른쪽 두번째), 박청준 기업은행 혁신금융 그룹장(오른쪽 첫 번째), 유기준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오른쪽 다섯 번째) 김완수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오른쪽 여섯 번째)이 업무협약 체결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기업은행 제공


20일 KB경영연구소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지역 연매출 50억원 이하 또는 직원 10인 이하인 소상공인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 자영업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657만명으로 1년 전보다 약 11만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방문손님이 감소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영업이 제한된 데 따른 여파다.

조사에 응한 소상공인들의 평균 매출액은 2019년 2억 7428만원에서 지난해 2억 998만원으로 23% 감소했다. 업종별로 도소매업 -20%, 요식업 -23%, 서비스업 -35% 순이었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의 매출이 타격을 입고 폐업자가 속출하면서, 은행권도 팔을 걷어부쳤다. 올해 은행권은 사회공헌사업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무료 온·오프라인 컨설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은 최근 글로벌 메타버스 전문업체인 '오비스(oVice)'와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상공인들이 실제 업무를 볼 수 있는 '우리메타브랜치'를 금융권 최초로 오픈했다. 

우리메타브랜치는 우리은행이 운영 중인 '우리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메타버스로 구현한 것으로, 온라인 업무가 가능하다. 

전담직원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정책금융대출 △상권·입지 분석 △각종 사업계획 수립 지원 등, 소상공인을 위한 일 대 일 맞춤 컨설팅을 제공한다.

   
▲ 우리은행은 최근 글로벌 메타버스 전문업체인 '오비스(oVice)'와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상공인들이 실제 업무를 볼 수 있는 '우리메타브랜치'를 금융권 최초로 오픈했다. / 사진=우리은행 제공

중소기업 금융을 주도하는 IBK기업은행도 디지털 금융을 선보이고 있다. 기은은 지난달 소상공인연합회와 '소상공인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기은은 △세무, 노무, 특허 등 컨설팅 무료지원 △디지털 인프라 제공 △포용금융 지원 및 정기 간담회 실시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방금융권도 침체한 상권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지역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경영 지원 등을 위해 지난 5월 '어깨동무종합지원센터'를 개소해, 최근까지 200여건에 이르는 컨설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주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전통시장 상인을 위한 금융 지원, 경영컨설팅,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대구은행은 대구시, 경상북도와 손잡고, 대구·경북 공공 배달앱 '대구로'와 '먹깨비' 공동마케팅 및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도 약속했다. 

BNK경남은행도 지역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지원과 별도로 '소상공인 종합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서비스는 컨설팅 지원과 모바일 홈페이지 제작으로 구분된다. 인력과 비용은 경남은행이 대신 부담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영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은행들의 이 같은 노력에도 실제 경영 컨설팅을 받은 건수는 상당히 부진한 모습이다. KB경영연구소는 실제 경영 컨설팅을 받은 소상공인은 약 31%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권의 컨설팅 희망자는 응답자의 36%에 그쳤다. 은행권의 컨설팅에 대해 '들어본 적 있다'는 응답 비중은 약 25%에 불과했고, '이용 경험'은 3% 미만을 기록했다.

역설적으로 응답자의 89%는 설문에서 △경영지도 △손익관리 △세무·노무처리 등 창업·운영에 대한 컨설팅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동일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은행권이 좀 더 홍보를 강화해야 하는 대목이다. 

한편 폐업을 고려하는 소상공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다수의 소상공인이 은행권 대출을 보유한 것은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조사에 응한 소상공인의 82%는 대출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유형별로는 개인 신용·담보대출(50%), 소상공인정책자금 대출(37%), 가족·지인 차입(34%), 사업자 전용대출(31%) 등이었다. 

대출액은 평균 1억 2855만원으로, 개인 신용·담보대출 평균 9800만원, 가족·지인 차입 평균 7100만원, 사업자 전용대출 평균 5500만원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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