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JTBC가 '설강화'의 역사 왜곡 논란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JTBC는 21일 "'설강화'의 극 중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군부정권 시절의 대선 정국이다. 이 배경에서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정권과 야합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설강화'는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하고 희생당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설강화'에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존재하지 않는다. 남여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지난 1, 2회에도 등장하지 않았고 이후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설강화'에 제기된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에 대해서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며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또한 "회차별 방송에 앞서 많은 줄거리를 밝힐 수 없는 것에 아쉬움이 남지만, 앞으로의 전개를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JTBC는 콘텐츠에 대한 소중한 의견을 듣기 위해 포털사이트 실시간 대화창과 공식 시청자 게시판을 열어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JTBC가 핵심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콘텐트 창작의 자유와 제작 독립성이다. JTBC는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사진=JTBC '설강화' 포스터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라는 청원글이 게재돼 하루 만에 정부의 답변 기준인 서명자 수 2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청원인은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드라마 방영 중지를 요청했다.

이후 청년단체 세계시민선언도 발을 벗고 나섰다. 오는 22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힌 이들은 "'설강화'에서는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을 이유 없이 고문하고 살해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소속의 서브 남주인공을 우직한 열혈 공무원으로 묘사하며 안기부를 적극적으로 미화하고 있다"며 "간첩이 우리나라 내부에서 활약하며 민주화 인사로 오해받는 장면을 삽입해 과거 안기부가 민주항쟁을 탄압할 당시 '간첩 척결'을 내걸었던 것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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