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진원 기자] 면세점 업계가 2022년 주요 정책 과제로 선정된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 폐지'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면세품 카테고리가 확장되면서 매출증대는 물론 재고관리 효율화까지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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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롯데면세점./사진=롯데면세점 |
22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5000달러로 제한됐던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가 내년 3월부터 폐지된다. 1979년 신설된 이후 43년째 유지되면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었던 제도다. 당초 외화 유출 방지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경제 성장으로 국민들의 구매력이 상승하자 낮은 구매 한도가 오히려 해외에서 고가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국내 주요 면세점 업체들의 매출은 화장품과 향수가 견인하고 있다. 면세점 매출에서 화장품 카테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구매한도 제한으로 인해 해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가 많았다"며 "이번 폐지로 인해 면세품 수요가 명품·쥬얼리로 확대되면서 국내 면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는 국내 면세 수요가 높아지면 효율적인 재고관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닫힌 후 재고관리는 면세점 입장에선 큰 고민거리였다.
또 다른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좌우됐던 면세품 수요가 국내 소비자들로 확대되면 소비와 매입의 순환이 빨라져 효율적인 재고관리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한도는 기존 600달러(약 71만원) 그대로 유지된다. 업계에서는 600달러 이하의 구매액만큼만 면세되는 면세한도는 주변국들에 비해 너무 낮은 수준이라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면세한도는 2014년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상향 조정된 이후 7년째 동결된 상태다. 중국 하이난 특구의 경우 지난해 내수활성화를 위해 면세한도를 3만위안(약 561만원)에서 10만위안 상향 조정했고 일본과 미국은 각각 20만엔(약 210만원), 800달러(약 95만원)으로 면세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들의 구매력이 올라간 만큼 면세한도 상향도 같이 이뤄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다행히 구매한도가 폐지되면서 내년 3월부터는 상황이 좀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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