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크리스마스 등 물류수요가 집중되는 4분기에 접어들며 항공 화물 운임이 큰 폭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중국 항공 관리 당국이 안전상의 이유로 자국 항공사들에 화물기로 개조한 여객기들을 원상복구토록 해 운송망 공급이 줄어 글로벌 항공업계 운임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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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카고기 노즈 도어 아래에서 지상 조업사 관계자가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한진칼 제공 |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홍콩-북미 간 TAC 항공화물지수는 kg당 11.5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 7.9달러였던 점에 비하면 46.07%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1월 kg당 3달러였던 홍콩-유럽 간 운임도 7.7달러로 156.6% 상승했다.
발틱 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지난주 역대 최고치인 5524p를 나타냈으나 지난 20일 4799p로 소폭 내렸다. 하지만 이는 3321p를 기록한 지난해 12월 21일보다도 44.5% 높다.
이처럼 항공 운임이 급격히 오르는데에는 4분기의 특수성에 기인한다. 10월부터 12월 중에는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이벤트가 줄줄이 있어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연말 화물 특수를 맞고 나면 이듬해 초에는 항공 물류 비용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항공 화물 운임이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더욱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세계 항공 화물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내년 1월부터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항하는 게 금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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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조업사 한국공항 직원들이 기내 좌석에 짐을 실은 모습과 좌석 탈거 작업을 진행 중인 대한항공 정비본부 직원들./사진=대한항공 제공 |
실제 현지 항공 관리 당국인 민용항공국(CAAC)은 안전을 이유로 중국동방항공 등 자국 항공3사에 대해 여객기 객실 좌석 화물 수송 제한 조치를 내렸다. 좌석을 탈거한 경우에는 사용 목적에 맞게 재장착하는 등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으라는 지시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며 글로벌 항공업계는 적자 탈출 차원에서 유휴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해왔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항공 화물 수송 수요에 비해 공급이 줄어 운임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도 짐을 실어나를 화물기가 부족해 운임이 오르는데 중국의 제재가 이 같은 현상을 부채질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중국 정부의 조치는 글로벌 항공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자국 공항에 착륙할 외국 국적 여객기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 화물기단을 보유한 항공사들은 반사이익을 보고, 반대로 화물 운송 능력이 떨어지는 기재를 갖춘 회사들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정부의 항공기 용도 변경 금지 정책에 따라 운송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기재들이 부족해질 것"이라며 "해상 운송 능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 마저 겹친다면 항공 운임 상승으로 물류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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