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을 당명으로 하는 당대당 통합에 합의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강조한 '여권 대통합' 기조에 발맞춰 민주당이 여권 지지층 총결집에 나서면서 이 후보 지지율 굳히기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안철수-김동연 두 후보와의 연대와 통합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제3지대 주자들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여권 대통합에 이어 제3지대로의 외연 확장을 통해 중도층 표심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양당 통합 합의문을 발표했다. 송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통합돼 국민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최 대표는 “열린민주당의 가치가 결코 빛이 바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은 합당이 완료 된 후 열린민주당이 제안한 국회의원 3선 초과 제한과 검찰수사권 폐지 등 개혁 의제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당은 위원 동수로 구성된 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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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을 당명으로 하는 당대당 통합에 합의했다./사진=미디어펜 |
최 대표는 “열린민주당이 내걸었던 소중한 가치와 정치사회 개혁 의제에 대한 요구를 민주당이 긍정적으로 수용해준 점에 감사하다”고 했고 송 대표는 “열린민주당과 힘을 합쳐 여러 가지 혁신 과제를 토의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양당은 각자 내부 투표 절차를 거쳐 늦어도 1월 둘째주까지는 합당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협상단장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양당이 공식 절차를 거쳐 늦어도 (내년) 1월 10일 전까지는 합당이 최종 결론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민주당(3석)과의 통합이 마무리 되면 민주당 의석은 169석에서 172석으로 늘어난다. 진보진영 세력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민주당이 여권 통합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할 수 있는 열린민주당과의 합당까지 이뤄내면서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지지층 확보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27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중요한 순간에 한곳으로 힘을 집중하는 역량이 있다"며 "이번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으로 핵심 지지층 확보라는 목적을 이뤘고, 이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재명 후보 지지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 등 제3지대 후보들에게도 "연합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다만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전혀 별도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2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향해 “국가 발전에 필요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를 향해서는 “통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송 대표는 “저는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보다는 이 후보와 결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야권에서 가장 의미 있는 후보는 안 후보인데, 현재 5%의 지지율로 그 정도의 어젠다만 제시하고 사그라들기에는 아까운 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으로 여권 지지층 결집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자, 이번에는 제3지대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중도층 표심까지 잡겠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이재명 후보는 "연대와 관련된 말씀은 저는 대표님 생각이시니 저도 뉴스를 보고 알게 됐다"면서도 "근본적으로는 제가 실용내각을 말한 것처럼 정치가 분열 갈등 단초되지말고 통합과 전진의 동력이 돼야한다는 생각이고 가급적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은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송 대표의 제안에 "진정성 없는 뜬구름 잡는 얘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민주당과 제3지대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송영길 대표의 발언은 문재인 정권을 함께 심판하겠다는 뜻인가"라고 말했고 김 후보는 송 대표의 제안에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이 후보를 향해 "불신 후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에 이어 제3지대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내년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로 여겨지는 중도층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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