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kt 위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병호(36)가 직접 쓴 손편지로 히어로즈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박병호는 29일 kt 위즈와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20억원, 옵션 3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 사진=kt 위즈 SNS


히어로즈 팬들은 FA 시장에 나온 박병호에 대해 키움 구단이 적극적인 계약 의사를 보이지 않는다며 트럭 시위까지 벌였는데, 박병호의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5차례나 홈런왕에 오르며 팀을 상징하는 타자로 활약해왔던 박병호이기에 팬들의 충격은 상당했다.

실망하거나 허탈해할 팬들을 향해 박병호는 소속사 리코스포츠를 통해 공개한 손편지로 진심을 전했다.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것이 그의 마음이었다.

"2011년 7월 히어로즈의 유니폼을 입었던 날이 기억납니다. 그때부터 10년의 시간이 흘렀네요"라고 LG에서 이적해 히어로즈 선수가 되던 날을 돌아본 박병호는 "긴 시간 동안 제가 야구선수로 성장하고 꿈을 이루어 나가는 모든 순간을 함께하며 응원해 준 히어로즈 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감사 인사부터 했다.

이어 "지난 두 시즌 저의 노력과는 달리 성적이 따라주지 못하면서 많은 자책과 실망을 하였고, 팬 여러분의 상심도 크셨을 거라 생각합니다"라면서 "야구선수로서 팬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죄송함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미안함을 나타냈다.

실제 박병호는 최근 두 시즌 홈런 수가 21개, 20개로 대폭 줄었고 타율도 2할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 사진=리코스포츠 인스타그램 캡처


박병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kt위즈 구단에서 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주시고, 영입 제안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선수로서 그에 보답하고 상응하는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가 엄중히 느껴진다"고 kt로 옮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히어로즈에서 도움을 준 감독, 코치진, 동료, 프런트, 팬들에게 두루 감사를 표한 박병호는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까지 경험을 하고, 메이저리그라는 야구 선수로서의 꿈의 무대에도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영광의 순간들을 돌아봤다.

무엇보다 박병호는 "제가 예전에 한 수상소감에서 히어로즈 팬 분들은 일당백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마지막 아웃 순간까지 소리 높여 응원하여 주신 팬 여러분께 우승을 안겨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우승을 일궈내지 못한 점을 크게 아쉬워하면서 "비록 팀을 떠나게 되었지만, 히어로즈에 대한 감사함과 팬분들에게 받은 사랑과 응원 평생 간직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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