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TV토론 출연 시기 및 횟수 등을 두고 연일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이 현행법상 3회인 TV토론을 7회 이상으로 늘리자며 윤 후보를 압박하고 있는 반면,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중범죄자의 정치공세”라며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어 토론회를 둘러싼 여야 간 줄다리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대선 후보가 TV토론을 두고 연일 거친 말들을 주고받으며 네거티브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에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토론을 두고 두 진영 모두 소모적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윤 후보가 토론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8일 제 20대 대통령 선거 MBC 정강정책 방송연설에서 “이 자리를 빌려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께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드린다. 국민들이 보시고 판단하실 수 있도록 주 1회 정책토론을 제안드린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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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
그러면서 "어떤 정책으로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누가 그런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는 것이 국민의 일꾼이 되겠다는 후보의 도리"라며 토론회에 나오라고 윤 후보를 거듭 압박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토론 없이 하는 선거가 없다"면서 “정치하면서 후보 간 토론을 흥정 대상으로 삼는 후보는 보다 보다 처음 본다. 토론에 조건을 붙이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가짜 민주주의자라고 고백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이 후보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지난 22일 민주당은 법정 필수 토론회 횟수를 3회에서 7회로 늘리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현행법으로 정해진 토론 3회 이외에는 참가하지 않겠다며 추가 토론회보다는 이 후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해소가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중범죄 혐의가 확정적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후보가 물타기하려는 정치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야당 후보로서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며 "과연 민주당 후보가 야당 후보와 국가 비전을 놓고 수도 없이 토론할 과연 그런 입장이 돼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토론회는) 과거 전례에 따라서 양자대결이나 삼자대결에 따라 합당한 수준의 토론은 해야 하지 않겠나"면서도 이 후보를 겨냥해 "자기의 비리와 의혹을 감추기 위해서 매일 바뀌는 정책으로 물타기하려는 태도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 역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가 토론을 겁내거나 꺼릴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범죄 의혹을 받고 비리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토론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의 "중범죄 혐의자" 발언에 이 후보는 29일 "특수부 검사의 특징 중 하나가 없는 죄도 만들고 무소불위의 특권의식"이라며 "나를 근거도 없이 그렇게 표현하는 것을 보면 (윤 후보의) 특수부 검사의 묘한 특성이 나온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요체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토론은 거부하되 권한 행사를 하겠다는 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안 들으려는 거고 (윤 후보가)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불편해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두 거대 양당 후보가 대선 후보 토론회 시기와 횟수를 두고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계속해서 TV토론을 회피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29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대선 후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토론회를 윤석열 후보가 회피하려 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대한민국을 이끌 대선 후보라면 마땅히 토론회에서 자신의 정책과 비전이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대선 후보 토론 자체를 거부하려는게 아니다. 정해진 법정 토론은 당연히 나갈 것"이라며 "다만 현 시점에서 이재명 후보가 제안한 1대 1 정책 토론에 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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