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실종되며 매물 적체…전국 하락지역 30곳으로 확산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집값 조정론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수세가 꺾이고,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 상승세가 멈추거나 하락한 곳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지난주 은평구에 이어 이번 주 도봉구와 강북구의 아파트값이 하락으로 전환됐다.

   
▲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는 한 시민의 모습./사진=미디어펜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27일 조사 기준)은 0.04% 올랐지만 상승 폭은 전주(0.05%) 대비 축소됐다. 지난 9월 말까지 0.2%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값은 이후 당국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상승세가 꺾이는 추세다.

구별로 보면 강북구가 0.02%, 도봉구가 0.01% 하락하며 지난해 5월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하락으로 전환됐다.

지난주 아파트값이 0.03% 하락해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격이 가장 먼저 하락세로 돌아선 은평구는 금주에도 0.02% 떨어져 2주째 내리막이다.

이 밖에 서초구(0.08%), 양천·노원구(각 0.04%), 마포·중구(각 0.02%) 등 서울 14개 구의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보유세 인하 및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여부를 놓고 옥신각신하면서 '거래 절벽'이 더욱 심화된 가운데 일시적 2주택자나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이 내놓은 급매물이 팔리며 가격을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올해 아파트값이 급등한 경기·인천도 시장이 급속히 차가워진 분위기다. 경기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 0.17%에서 금주 0.04%로 둔화되면서 지난 10월 첫째 주 이후 12주 연속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경기 아파트값 공표 지역인 45개 시군구 가운데 33곳의 상승폭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흥시(-0.04%), 광명시(-0.01%), 성남시 수정구(-0.02%), 안양시 동안구(-0.01%) 등 4개 지역의 아파트값은 하락으로 돌아섰다.

또 화성시(-0.03%)는 3주째, 수원 영통구(-0.03%)는 2주째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올해 급등세를 보인 의왕시는 2주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고, 하남시와 파주시는 지난주까지 '상승'에서 이번주 보합으로 전환됐다. 인천은 8개 구 가운데 4개 구의 상승폭이 축소되며 주간 상승률이 전주 0.10%에서 금주 0.09%로 내려앉았다.

지방에서는 세종(-0.63%)과 대구(-0.04%)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됐다.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로 전국 상승률도 전주(0.07%)보다 축소된 0.05%를 나타냈다.

부동산원이 아파트값 동향을 공표하는 176개 시·군·구 중에서 가격이 하락한 지역은 전주 16곳에서 금주 30곳으로 급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 규제로 인해 부동산 시상이 급속하게 냉랭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매물이 쌓여가고 있기 때문에 내년까지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가능성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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