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국적 대형 항공사(FSC) 간 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키로 한 가운데 최종 결정을 다음달 중 도출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여객 사업 일부 제한에 따라 화물기단 활용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이고,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운신의 폭이 다소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29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과 관련, 조건부 승인안을 담은 심사 보고서를 전원 회의에 상정했다. 공정위 보고서는 노선별 독과점 여부를 들여다 보고 통합 대한항공의 슬롯·운수권을 국토교통부가 동시에 회수할 수 있도록 함을 골자로 한다. 공정위는 2월 중 최종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통합 대한항공의 여객 운수 사업에는 일정 부분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항공업은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과 시행령이 항공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운수권은 항공 관련법상 국내 항공사들을 대상으로만 재분배가 가능하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이로써 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고, 슬롯은 외항사들에게도 배분이 가능해 대한항공의 입지는 다소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맞춰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각각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A330·B787을 도입했거나 준비 중이다. 이들은 미주·유럽·호주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어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평이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방역 물자·반도체·자동차 부품 등 화물 운송에 집중해왔고, 실제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다. 두 항공사는 앞으로도 화물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FSC 뿐만 아니라 LCC들도 화물 운송 사업에 뛰어들어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제주-대구 노선에서 하루 최대 1톤 가량 수송을 예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전체 27대 중 3대를 화물기로 전용해 LCC 최초 기내 좌석에 원단·악세사리·전자 부품 등을 실어나르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프랑스 항공 화물 서비스 기업 ECS그룹과 국제선 화물 총판 계약(GSA)을 체결해 본격 화물 영업을 개시한다. 강원도청으로부터 운항 보조금 60억원을 지원 받은 플라이강원은 카고 자회사 설립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