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나오는 은행권들... 그렇다고 정말 한숨만 쉬면 '안돼'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은행들이 저수익 구조로 인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채용 확대 압박에 사면초가의 상황에 빠졌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리스크 관리, 해외 진출 등의 다각화된 전략으로 수익성을 늘리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저수익 구조로 인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가운데 정부의 채용 확대 정책이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은행들은 저마다 해외 진출과 리스크 관리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사진=하나금융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 초 은행권에서 희망퇴직이 행해졌다.  신한은행에서는 올 초 310명 희망퇴직을 했고 씨티은행도 지난해 650여명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말 명예퇴직 대상자들로부터 신청을 받았고 약 290여명이 명예퇴직 했다. 또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제도 개선 TFT(태스크포스팀)를 통해 희망퇴직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은행들의 희망퇴직은 은행들의 저조한 수익성에 따른 인력구조 조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9월 기준으로 국내 은행들의 이자수익은 53조4867억원으로 전년 동월 56조3413억원보다 줄었다. 특히 100년 만에 보험업계보다 순익이 떨어지기도 했다. 핀테크로 인한 지점 통합·금융 설계사 감소 등이 계속되고 있고, 인터넷전문은행 육성 정책 등 정부가 핀테크를 활성화하면서 금융권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5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 5개 금융협회장들과 회동을 갖고 금융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자리 창출에 힘써 달라고 압박했다.

이에 서서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올 초 400~600여명을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우리은행은 채용이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아직 통합의 이슈가 남아있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아직 채용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채용에 대해 논의 중이다.

여러 가지 풀어야 할 난제가 많은 은행권에서는 한숨만 내쉬기보다 수익성 강화 찾기에 열중하고 나섰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 부분에서 악화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예대마진으로 은행의 수익을 올리는 것은 이제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수익 악화로 고용의 불안이 생기고 있어 리스크 관리, 이자수익 강화, 해외 진출로 나가기 등의 전략으로 수익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미래를 보는 쪽에 집중했다.

최근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인수를 2년 6개월 만에 최종적으로 성공했고 현재 6%인 해외 수익의 비중을 내년 10%로 높인다는 계획 아래 베트남 은행 인수 추진 등 공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필리핀 마닐라지점 설립 계획을 당국에 알린바 있고 하나금융은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12월에는 중국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해외 통합 법인을 출범시켰으며 올해는 중국, 인도 등 동시에 지점을 늘려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봉사활동을 통한 이미지 마케팅도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직원 봉사단을 미얀마 현지에 파견해 '하나 해피 클래스(Hana Happy Class)'를 설치하는 등 미얀마의 열악한 교육 환경 지역에 교육 복지 공간과, PC교실과 도서실을 열어 해외 봉사 이미지를 확대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에서 개최된 금융협의회에서 국민, 우리, 신한, 농협 등의 시중은행 은행장들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 따른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저하될 소지가 있는 것에 동의했다. 이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수료 금리 자율성 원칙 하에서 수익기반 다변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