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업계별 현안은 모두 달랐으나 지향점은 분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상 경제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재계는 2022년 새해 키워드로 '규제 개혁'·'디지털'·'고객'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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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사진=각 기관 제공 |
3일 재계에 따르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도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허 회장은 "기업의 손발을 묶은 낡은 규제부터 혁파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기업들이) 변화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과감하고도 신속한 정책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계는 산업 구조를 혁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업들도 혁신 DNA를 되살릴 때"라고 강조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은 끊임없는 혁신으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경기 회복 속도가 큰 차이를 보이고, 소비와 투자에서 뚜렷한 개선의 흐름을 보이지 못해 걱정스럽다"고 언급했다.
손 회장은 "이번달부터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공공 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며 "위축된 기업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각 대선 후보들에게 "자유로운 경제 활동과 기업가 정신이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정책 공약을 마련해달라"며 "법인·상속세와 상법, 공정거래법 규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최근 기상 이변·수요 급등으로 원자재 수급이 불안해짐에 따라 무역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다자 무역 질서가 약화되고,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 무역주의가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은 "급변하는 무역 환경 변화에 대응해 무역 구조 혁신·회원사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수출의 역동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구 회장은 "디지털·환경·노동 등 신 통상규범 정보를 적시에 제공해 통상 마찰 대응을 밀착 지원하겠다"며 "정부와 무역업계 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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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3일 오전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2022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공동 명의의 신년사를 발표하며 새해 화두로 고객 우선·수용의 문화, ESG 선도 등을 제시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은 고객 지향 기술의 혁신"이라며 "이제는 고객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하며, 최고의 고객 경험을 통해 사업의 품격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경제적 가치 외에도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글로벌 기업 시민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라며 "ESG 경영을 선도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고객과 인류를 최우선으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이와 관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2년은 우리가 그간 기울여 온 노력을 가시화 해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정 회장은 "디테일한 품질 관리와 안전이 고객 존중의 첫 걸음"이라며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고 완벽함을 추구해야 고객들이 우리를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20일 신년사를 발표하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요즘의 고객들은 제품과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가치 있는 순간들에 감동한다”며 "우리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은 여기에 맞게 혁신해 가야 한다"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정학적 갈등이 경제적 발전을 이처럼 위협한 적은 없었다”며 “전략적 유연성을 갖고 창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최 회장은 "기업의 숙명은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가 되는 것"이라며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을 통해 미래 저탄소 친환경 사업을 선도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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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제공 |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항공업계 여객 운송 사업은 사실상 초토화 상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두 가지 중요한 목표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고객들에게 심어주지 못한다면 힘겹게 열린 하늘길을 외면할 것"이라며 "고객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원하는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는 준비 자세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올해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과 함께 대한항공이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하나가 되는 순간, 새로운 가족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따뜻한 집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배재훈 HMM 사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의 경영 실적을 기록해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며 24K, 16K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확보를 완료하는 등 선대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했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2022년은 무수한 기회와 위협이 상존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한 공급망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과 시황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글로벌 주요 경쟁 선사들과 화주들은 공급망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수직적 통합·공급망 직접 관리·연관 산업 진출 등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 역시 물류와 IT 역량 강화를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구체화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부각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비대면 사회가 본격화 하면서 디지털 전환(DX)이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며 "이에 맞춰 부서간 기민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빠르고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데이터 베이스(DB) 경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장에 나가 정보를 빠르고 폭넓게 수집하고 분석하며 DX를 통해 경영 활동에 활용하자"라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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