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전날에 이어 4일 일정도 전면 취소하고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에 골몰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라도 잡음을 줄이고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 ‘정권 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선대위를 조속히 정리하고,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지지자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항해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윤 후보의 모습을 보길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역시 이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지난 3일 저녁 당사를 나서며 “우리 당 의원들을 포함해 관심 있는 분들은 좀 큰 쇄신과 변화가 있기를 바라고 계신다”며 “저도 연말·연초 이 부분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많은 분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거도 얼마 안 남았으니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하게 여러분들의 의견을 잘 모아서 빨리 결론을 내리고 선대위에 쇄신과 변화를 주고 새로운 마음으로 심기일전 하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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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021년 12월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자본시장 공정회복에 관한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시끄러운 선대위 정리하고 다시 시작해야" 목소리
국민의힘 선대위 내부 갈등 표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지난 달 21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선언을 기점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선대위 사퇴 이후에도 윤 후보에 대한 비판에 앞장서고 있어 일각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지길 바라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 상태다.
지난 3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일괄 사의 표명 과정에서도 혼선이 있었다. 당초 중앙선대위는 김종인 위원장을 포함해 선대위 지도부 전원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김 위원장 사퇴는 소통 착오로 잘못 전달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전원 사퇴'로 정정했다.
사퇴 발표 이전, 김 위원장이 윤 후보를 향해 “선대위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해달라”고 한 발언도 후보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선후보에게 ‘꼭두각시’가 되어달라고 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대선 후보의 권한을 무시한 언사였다는 비판이다.
다만 김기현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지도부가 일괄 사퇴를 하는 등 쇄신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직은 윤 후보에 대한 기대가 남아 있는 상태다. 윤 후보 역시 최근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선거에 대해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 것은 오롯이 후보인 제 탓이고 제가 부족한 것”이라며 쇄신의 의지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 대항했던 윤석열 어디 갔나"
윤 후보가 대선 주자로 떠오른 이유는 문재인 정부에 대응했던 모습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총장 재직 시절, 조국 서울대 교수의 자녀 비리 사건 수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문 정부에 대항했던 모습에서 ‘정권 교체’의 희망을 봤다는 의견이다. 당시 윤 후보의 이미지는 ‘살아있는 정권’에 기죽지 않는 정의로운 검사였다.
윤 후보 역시 이런 기대에 부응해 지난 11월 대통령후보 수락 연설에서 “저의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이라며 “이 정권은 집요할 정도로 저를 주저앉히고자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어떤 정치공작도 저 윤석열을 무너뜨릴 수 없다. 어떤 정치공작도 국민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무너뜨릴 수 없다”며 “윤석열은 이제 한 개인이 아니라 공정과 정의의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국민께서 저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자부했다.
다만 최근 선대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윤 후보의 리더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후보를 둘러싼 주변부의 목소리만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벌어진 일을 어쩌겠냐”면서도 “정신을 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충격요법도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갈등을 봉합하고 이제라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의미다.
현 정부 실정 공격, 미래 비전 제시에 집중해야
최근 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하락세지만, 정권교체 여론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지난 주말 JTBC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53.9%로,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40%)’는 의견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성인남녀 1012명 대상 전화 면접 조사, 응답률 17.4%,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플러스마이너스 3.1% 포인트.)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여전한 만큼,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이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명확하다는 게 대다수의 여론이다. 임기 초부터 시작된 소득주도성장, 과도한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은 경제 지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측근들의 비리가 잇달아 터지면서 문 정부가 내세운 ‘공정’, ‘정의’는 놀림거리가 된 상태다.
때문에 초심으로 돌아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한 공격과 미래 비전에 대한 포부를 동시에 제시하고 메시지를 통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경선 후보시절 내놓은 ‘G7 비전’ 등 필요한 것은 받아들여 홍 후보와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봉합의 방법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이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 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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