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가능성 제기되며 '패닉' 확산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자기자본의 90%가 넘는 188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 파급효과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한때 우량주로 평가받던 시가총액 2조원 규모의 기업이 하루아침에 거래정지 된 상황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기관들마저 당황한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의 여파가 주식시장을 강타한 모습이다. 지난 3일 이 종목의 거래정지 소식이 전해진 이후 거의 모든 온라인 주식 카페 등에는 오스템임플란트 이야기가 화제로 올랐다. 

거래소 측에 따르면 국내 임플란트 1위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직원 횡령으로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3일부터 주식 매매가 정지됐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번에 알려진 횡령 추정 액수인데, 1880억원이라는 돈은 이 회사 자기자본의 91.81%에 달하는 규모다. 이렇게 큰 돈이 직원 1명에 의해 횡령됐다는 점에 대해 투자자들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작년 12월 31일 사건을 인지하고 서울 강서경찰서에 자사 자금관리 직원 이모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힌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이 직원은 2018년 입사한 부장급 직원으로 최근까지 재무팀장을 맡았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이번 사고를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완벽한 재발방지대책과 확고한 경영개선계획을 수립해 거래 재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썼다.

아울러 엄 대표는 횡령 금액이 지난 2020년 기준 자기자본의 92%에 이른다는 보도에 대해 “자기자본이 거의 없어진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상은 다르다”라며 “작년(2021년) 말 기준으로 예상되는 자기자본의 약 59% 수준”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주식시장이 받은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 9월 말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보유한 소액투자자는 1만9856명에 달한다. 각종 주식 카페와 오픈채팅방 등에는 회사에 대한 성토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근심은 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할 경우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다수 증권사들 또한 이 회사에 대해 실적과 경영 전망 측면에서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더욱 의외로 다가온 모습이다.

기관들의 근심도 커지는 양상이다. 최근 한 달 동안 오스템임플란트는 개인과 외국인보다 기관들이 더 많은 주식을 사들였다. 작년 11월 30일부터 지난달 12월 30일까지의 거래 주체를 보면 기관이 836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688억원, 148억원어치를 팔았다.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삼성자산운용(0.73%), 미래에셋자산운용(0.56%), KB자산운용(0.53%), 메리츠자산운용(0.50%) 등이 이 회사 지분을 0.5% 이상 보유하고 있었던 상태라 이번 사건의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스템인플란트의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면서도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존재하는 상황이라 주식시장에 남긴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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