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맥주와 탁주에 붙는 세금이 각각 리터(L)당 20.8원, 1.0원씩 오르고, 가상자산 거래소득 과세에 필요한 규정이 명확하게 정비된다.

기획재정부는 6일 이런 내용의 '2021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았다.

우선 맥주에 붙는 세금은 L당 855.2원으로 작년보다 20.8원 오르고, 탁주에 대한 세금은 L당 1.0원 인상돼 42.9원이 된다.

작년 소비자물가상승률(2.5%)을 반영해 2022년도 종량세율을 확정한 것인데, 종량세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와 달리 중량 등을 과세표준으로 삼는다.

박금철 기재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종가세가 적용되는 주종과 종량세 주종의 형평성을 위해, 주세법에 따라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종량세율에 반영하게 돼 있다"며 "가격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상된 세율의 적용 기간은 올해 4월 1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로, 원래 매년 3월 1일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같은 세율을 적용했는데, 과세표준 신고 시점(매 분기 말)에 맞춰 세율 적용 기간을 바꿨다.

또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할 때 소득세는 총수입금액에서 실제 취득금액·거래수수료 등의 필요경비와 기본공제액(연 250만원)을 공제한 뒤, 세율(20%)을 곱해 계산하게 돼 있다.

필요경비는 먼저 거래한 것부터 차례로 양도한 것(선입선출법)으로 보는데, 가상자산 사업자를 통한 거래의 경우 계산상 편의를 고려해 이동평균법을 적용, 취득할 때마다 기존 자산가액과 신규 자산가액을 합해 평균단가를 산출, 가장 나중에 산출된 평균단가로 자산가액을 평가한다.

또 가상자산 교환 시 소득금액 계산 방법, 가상자산 사업자가 제출하는 과세자료, 비거주자 등에 대한 가상자산소득 원천징수 시, 손익통산방법 등을 보완하는 내용이 시행령 개정안에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득 과세는 올해부터 예정이었으나, 작년 말 법이 개정돼 1년 미뤄졌다.

아울러 국세를 연체했을 때 적용되는 납부지연가산세율은 현행 하루 0.025%에서 하루 0.022%로 낮아지는데, 연이율로 환산하면 연 9.125%에서 연 8.030%로 바뀌는 것.

김태주 기재부 세제실장은 "시중 연체금리가 연 7.1∼7.5% 수준이고, 가산세는 납부 의무 불이행에 대한 제재 성격도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가산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효과는 1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의 대상이 되는 공익법인은 자산 규모 1000억원 이상으로 정했고, 4년간 회계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하면 다음 2년은 기재부 장관이 국세청에 사전 등록한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지정한다.

감사인은 매년 9월 1일부터 절차를 개시해 11월 중 지정을 통지하는데, 첫해인 올해는 공익법인의 감사 계약 관행을 고려해 3월 절차를 시작, 5월 중 지정 통지할 예정이다.

한편 앞으로 수도권 외부로 본사를 이전하는 법인이 법인세 감면(7년간 100%·그 후 3년간 50%) 혜택을 받으려면, 이전 본사에 1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상시 근무인원도 20명 이상이어야 한다.

지역경제 기여 효과보다 과도한 세제 혜택을 받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최소 투자·고용 요건을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