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새해 들어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하는 지역이 늘며 아파트 매수 심리도 더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 상승 피로감과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약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지방 8개 도에서도 아파트를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아졌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수급동향에 따르면 이번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93.5)보다 0.7p 하락한 92.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9월 9일 92.6을 기록한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중개업소 설문을 통해 수요와 공급의 비중을 0∼200까지 지수화한 지표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현재 시장에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서울 강북구, 은평구, 도봉구 등의 집값이 하락 반전하며 전반적으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 되는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1월 15일 기준선 100 밑으로 떨어진 후 이번 주까지 8주 연속 공급우위 상황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 피로감에 올해 대출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매수세가 쪼그라들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5개 권역 중에서는 살펴보면 중구·종로구·용산구 등이 포함된 도심권 매매수급지수가 89.8을 기록하며 제일 낮았다. 지난주(90.6)에 비해 0.7p 떨어지며 90선이 깨진 것이다. 

은평·서대문·마포구 등이 포함된 서북권은 지난주와 동일한 90.8를 유지했다. 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속한 동북권은 93.2에서 92.4로 떨어졌고 영등포·양천·구로·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도 94.9에서 94.4로 하락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포함돼 고가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동남권도 지난주 94.0에서 이번 주 93.3으로 하락했다.

이번주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8개 도의 매매수급지수 역시 99.9를 기록하며 2020년 11월 9일(98.9) 이후 1년 2개월 만에 기준선 100 이하로 떨어졌다.

지방 8개 도 중 경남(100.4)과 충남(101.7), 강원(102.4)의 매매수급지수는 아직 기준선 100을 초과하고 있지만 지수는 지난주보다 하락했다. 이번주 아파트값이 보합으로 전환된 전남(91.9)과 경북(99.4), 충북(98.3)도 지난주보다 지수가 떨어졌다.

전북은 지난주 101.5에서 이번주 102.8로 지수가 올랐고, 제주는 99.0으로 지난주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부터 정부의 수요억제책이 수요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가운데 오는 3월 대선 등의 변수를 앞두고 있어 매매 시장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