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오는 14일 금통위 개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연 1.0% 수준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물가 대응 차원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종료 일정을 올해 3월로 앞당기고,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제공.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4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현재 연 1.0% 수준의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8월(0.75%)과 11월(1.0%)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수준(0.5%)에 머물렀던 기준금리를 연 1.0%로 끌어올리며 1년 8개월여 만에 '0%대 기준금리'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은이 지난해 두 차례의 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엔 물가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인한 금융불균형 심화가 자리한다. 다만 두 차례의 금리인상에도 한은은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인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 "물가상승과 금융불균형이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경제 여건이 허락할 경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실제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그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11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2.3%로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았다. 특히 10월 이후 3%대로 더욱 높아졌으며 지난해 11월 상승률은 3.7%로 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부채 역시 역대 최대 규모를 갱신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 수요가 늘면서 가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실제 3분기 가계신용은 184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와 판매신용을 모두 더한 액수다.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준은 올해 최소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시장에선 이르면 오는 3월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준이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했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던 이주열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완화 정도의 조정 시기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금융불균형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을 함께 짚어가며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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