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22일 오후 EBS '일요시네마'에서 방송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은 노먼 맥클레인의 자전적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개봉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흐르는 강물처럼' 맥클레인 가문 실화, '플라이 낚시' 압권…소설은? /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스틸컷

그런데 이 영화의 원작소설이 미국에서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는 문학 작품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 소설은 시카고 대학교에서 영문학 교수로 재직한 노먼 맥클레인이 쓴 자전적 소설이며, 영화에서는 크레이그 세퍼가 그의 배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소설이 시카고대학 출판부에서 처음 출간되었을 때 많은 비평가들은 헨리 D. 소로우의 <월든>에 견줄 수 있는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 극찬했다.

당시 노먼 맥클레인의 나이는 이미 칠십 줄에 들어서 있었고, 이 작품은 놀랍게도 그의 처녀작이었다. 사람들은 노먼이 칠십이 넘은 나이에 이토록 젊고 힘 있는 감성을 넘치도록 표현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몬태나 주 미줄라에서 장로 출신 목사로 지내는 아버지로부터 엄격한 신앙생활과 함께 플라이 낚시를 배운 두 형제 노먼과 폴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노먼의 아버지는 플라이 낚시를 통해 두 형제에게 인생의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고지식한 형 노먼과 자유분방한 동생 폴, 천성적으로 다른 기질을 가진 두 형제는 플라이 낚시를 할 때만큼은 똑같이 대자연의 일부가 돼 교감을 나눈다.

더욱이 폴은 최고의 낚시꾼답게 블랙풋 강에 서식하는 송어에 관해서라면 해박하다고 할 만큼 많은 지식을 갖추고 있다.

노먼과 폴이 플라이 낚시를 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해 자세히 묘사된다. 전혀 문외한일지라도 플라이 낚시를 아주 잘 이해하게 될 만큼 노먼 매클린의 묘사는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낚시가 아니라 차라리 예술이라 할 만큼 찬탄할 만한 장면들을 통해 독자들은 마치 몬태나 주의 블랙풋 강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해준다.

나무와 숲, 강이 어우러지는 몬태나 주의 대자연과 그 속에서 펄떡이는 송어를 낚아올리며 자연의 일부처럼 살아가던 폴이 총격을 받아 사망하고, 아버지와 노먼은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노먼은 플라이 낚시를 통해 슬픔을 어루만지며 가족간의 믿음과 사랑을 지켜나간다. 폴을 잃은 상실감과 회한, 플라이 낚시에 대한 생생한 지식과 경험, 낚시에 대한 그칠 줄 모르는 열정을 통해 노먼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