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녹취록 제보자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핵심 연루자들이 연이어 숨지는 게 섬뜩하다”며 ‘후보 사퇴론’이 제기됐다. 반면 여당에선 “이 후보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죽음”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 후보는 12일 고 이병철 변호사(54)의 사망 소식에 대해 “어쨌든 망인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병철 변호사는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으로 제보한 인물이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잇따른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특검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며 “특검을 회피하는 이재명 후보가 법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단군이래 최대 부동산개발 비리 사건인 대장동 이재명 게이트에 연루돼 조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처장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죽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 후보 자격 자체가 없다. 희대의 연쇄 사망 사건에 대하여 이재명 후보는 ‘간접살인’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며, 법적 책임 유무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고인의 죽음에 대해 “철저히 조사를 해서 억울한 죽음이 안 되게 해드려야 한다”며 애도를 표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도 이날 오전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이 후보가 이분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하실지 기대도 안한다. 지켜보고 분노하자”고 전했다.

비슷한 시각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연치고는 참 기이한 우연의 연속”이라며 “자살인지 자살 위장 타살인지 모를 이 후보 관련 사건의 주요 증인이 또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관련 두 명에 이어 이번에는 소송비용 대납 관련 한 명까지 의문의 주검이 또 발견됐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조폭 연계 연쇄 죽음은 아닌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다. 무서운 세상이 되어 간다”고 했다.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태 전 의원 역시 “(고인은) 변호사비 대납 관련 녹취록 세 개에 다 등장하는 유일한 인물”이라며 “이번엔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하지 말자. 사인불명이고 타살혐의가 짙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고인의 죽음은 이 후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국민의힘의 지적이 ‘흑색선전’이라고 반격했다. 

선대위 김우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주장’이 허위라는 진술서가 공개된 가운데, 관련자 한 명(고 이병철 변호사)이 숨진 채 발견됐다”며 “고인의 사망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망 보도가 나오자마자 이준석 당 대표, 홍준표 의원, 김진태 전 의원, 김기현 원내대표까지 앞다퉈 막장보다 더한 음모론과 막말로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다”며 “경찰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타살’, ‘간접살인’을 운운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숨진 이 씨는 지난 2018년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모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과 주식 등 20억원을 줬다며, 관련 녹취록을 친문 성향 단체인 ‘깨어있는시민연대당’에 제보한 인물이다. 경찰은 자세한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