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회장·권광석 우리은행장 올해 3월 임기 만료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김정태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 2012년부터 10년동안 그룹을 이끌어온 김 회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그동안 김 회장은 "연임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전날 회장추천위원회 첫 회의를 소집해 차기 회장 후보군에 대한 인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회추위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외부 자문기관 등이 추천한 인사들을 토대로 이달 말까지 20명 안팎의 예비후보 명단(롱리스트)을 작성하고, 다음달 중 3~5명의 최종 후보자 명단(숏리스트)을 추릴 것으로 전망된다.

회추위는 허윤 서강대 교수를 포함한 하나금융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됐다. 주총 2주 전까지 최종 후보를 확정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는 차기 회장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차기 회장 후보로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지성규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업계에선 그동안 함 부회장을 김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점쳐왔다. 함 부회장은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이후 초대 행장을 맡아 이들 은행이 화학적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영실적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통합 행장을 맡은 첫해인 2016년 1조3727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이듬해 2조1035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채용 관련 소송,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소송 등 사법 리스크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최근 이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올해 8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징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고, 지난달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부정 채용과 관련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함 부회장의 재판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의 차기 행장 향방에도 금융권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3월까지다. 권 행장은 지난 2020년 우리은행 수장으로 선임된 후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내달 중으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8개 자회사 최고경영자를 선출할 계획이다.

권 행장은 취임 당시 DLF·라임펀드 중단 사태로 위기에 몰려 어수선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엔 3분기 누적 1조98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등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지난 1년간 실적 측면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점에서 재연임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시각이다.

한편에선 '완전 민영화' 시점과 맞물린 권 행장의 임기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완전 민영화에 따라 과점주주 중심의 지배구조가 더욱 견고하게 구축되고,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들의 의견이 결정적으로 반영됨에 따라 자추위에서 자회사 CEO들의 경영성과와 경영능력을 다각도에서 검토해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