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전세 시장에도 냉기가 돌고 있다. 반면 월세 시장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월세 난민'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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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는 한 시민의 모습./사진=미디어펜 |
특히 2020년 개정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부동산 보유세 강화 여파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조세 부담을 전가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세입자 부담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전체 전월세 거래량(18만1367건) 중 월세가 포함한 거래는 6만7134건으로 37%를 차지했다. 이는 2020년(31%)보다 6%포인트 늘어난 수치이다.
새로운 임대차법이 시행된 2020년 7월을 기점으로 17개월 연속 상승해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수요로 전환되거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조세 전가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월세 전환속도도 가파르다. 임대인의 월세 선호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임대차법 시행과 보유세 강화가 기폭제가 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전세자금 조달이 막힌 영향도 한 몫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월세 거래가와 월세지수까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월세 시장이 안정화됐다는 정부의 판단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09.4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강북 107.8, 강남 110.8이다. 경기(110.0)와 인천(108.6)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수도권 월세지수(109.1)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서고 전세 상승률 역시 보합 수준으로 내려앉았지만, 월세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 비중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통상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와 월세 비중은 7대 3가량의 비중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말 월세 비중은 40%를 돌파했다.
이같은 상황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가 월세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엇서다. 집주인들이 증가한 재산세와 종부세를 월세로 충당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집세를 올리면서 월세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청년 월세지원사업(무주택 청년 대상 월세 20만 원씩 1년간 지원)과 세액공제 확대(지난해 10∼12%→올해 12∼15%) 대책을 내놨지만, 수혜대상과 혜택의 폭이 턱없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후보들도 월세 관련 공약을 발표했지만 실효성 논란을 낳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세대출 규제로 월세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며 "정부가 안정화하겠다며 부동산세를 올리고 있는데 이는 곧 세입자에게 피해를 고스란히 떠넘기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19로 인해 경기가 어려워 영끌해서 집을 산 젊은 세대들은 현재 이자, 원금도 못값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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