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미국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을 만들기 위해 '공격 자작극'을 벌이려고 공작원을 배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고 현지 언론 등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서방으로부터 안전보장 제안을 최종 거부당하면 러시아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양 진영의 대립과 갈등이 더욱 격화하는 형국이다.
미 CNN 방송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쪽 지역에 위장 작전을 수행할 공작원을 배치했으며, 이들은 시가지 전투와 러시아의 '대리 군대(proxy forces)'를 공격하기 위한 폭발물 설치를 훈련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공격했다는 누명을 씌우기 위해 러시아가 자국 군대를 공격할 특별 요원을 훈련중이라는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성명과 일치한다고 CNN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측이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서 도발 행위를 날조하고 있다는 당국자 발언도 전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믿을 만한 정보라면서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적극 활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확보했다. 러시아가 가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공작원들을 미리 배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확인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침공이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 사이에 시작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러시아의 계획은 미국, 유럽과의 외교가 실패할 경우 실행에 들어가려는 것이라고 미 당국자는 전하기도 했다.
서방은 러시아가 과거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에 대한 공격 전에도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리고 가짜 사건을 만들었다고 비난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미국의 이날 주장은 우크라이나의 70개 가량 정부 기관이 대규모 해킹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제기된 것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에서는 "러시아가 배후에 있음을 99.9% 확신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 해킹 공격에 대한 보고를 받았지만, 미국은 현재 특정 국가나 집단을 지목하진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그간 러시아가 취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논의해 왔고, 여기에는 우크라이나로 군대를 보내는 것 외에 우크라이나의 쿠데타나 정부를 불안하게 만들 다른 행위들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침공용 위장작전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서방으로부터 러시아의 안전보장 제안에 대한 답을 받길 원하지만 끝없이 기다리진 않을 것이라면서 최종 거부당할 경우 러시아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나토가 러시아 인근 국가에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를 채택할 것을 서방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서방은 군사 훈련 문제 등에서 타협의 여지를 두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배제 등의 요구사항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는 지난 10일, 12일, 13일 세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힐 구체적 합의는 마련하지 못했다.
특히 회담 직후 러시아가 자국의 요구에 서방이 불응하면 중남미 쿠바나 베네수엘라 등에 군사 인프라를 배치할 가능성까지 거론해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졌다.
미국은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닫지 않으면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금융제재 및 전략적 수출금지를 포함한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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