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속속 보유 기재량을 늘려가고 있다. 코로나19의 초장기화로 인해 경영 환경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나 회사 규모를 확대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
|
|
▲ 이스타항공 B737-800과 에어로케이항공 A320 |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3월 중 재운항을 목표로 객실 승무원 130여명에 대한 교육에 나섰다. 우선 교관 자원으로 활용할 인원을 대상으로 하며, 운항을 담당할 조종사들도 시뮬레이터를 통해 훈련시킨다는 입장이다.
이들을 배치하기 위해서는 여객기가 필요하다. 지난 6일 이스타항공은 태국 현지 법인 타이이스타젯에서 운용하던 보잉 737-800을 들여왔다. 이로써 737 맥스 등을 반납하고 남은 기재는 총 3대. 김유상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올해 안으로 보유 여객기를 10대까지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청주국제공항을 허브로 삼는 신생 항공사 에어로케이항공은 다음달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이와 동시에 다음달엔 에어버스 A320-214 2호기를, 1분기 내로는 3호기까지, 연내 5호기까지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
|
|
▲ 티웨이항공 A330-300과 에어프레미아 여객기 B787-9./사진=각 사 제공 |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슬롯·운수권 일부 반납 조건 아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을 승인하기로 했다. 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곳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다.
두 항공사는 중대형기 5대를 들여온다고 밝혔다. 기종은 각각 티웨이항공 A330-300 3대, 에어프레미아 보잉 787-9 드림라이너 2대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토교통부의 슬롯·운수권 재분배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CC들이 밝힌 기재 도입 계획을 종합하면 올해 안으로 국적기는 17대, 1회 비행 시 좌석은 3882개가 추가로 공급되는 셈이다. 이스타항공과 자회사가 보유했던 기재까지 합하면 4449개로 더욱 늘어난다.
좌석 공급이 추가로 이뤄지면 항공권 가격은 자연스레 인하된다. 이는 곧 LCC 간 경쟁으로 이어지며, 치킨 게임이 벌어지면 변동비 조차 건지지 못할 정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
|
|
▲ 저비용 항공사(LCC) 여객기들이 서울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져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부분의 LCC들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기재가 없고, 항공기 전문 리스 업체로부터 빌려온다. 대당 임차 비용은 기종과 옵션마다 다르나 월 2억~6억원 선이다. 단거리 해외 노선을 주 무대로 활동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선 운항 외엔 수입원이 없는 LCC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형은 계속 생겨나고 있고, 국제 정치 상황도 불안해지고 있다. 국제 항공 유가도 1년 새 2배 가량 오른 점도 문제다. 기재의 물리적 한계 탓에 항공 화물 운송 여건이 녹록지 않은 LCC들은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최악의 조건 아래 국적 LCC들은 꾸준히 보유 기재를 늘리고 있어 전문가들은 오판에 따른 파산 항공사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현 시점에서 기재를 늘리는 건 LCC 대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지금은 회사 규모를 다운 사이징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LCC는 문자 그대로 '저비용'을 추구하는 항공 사업 모델"이라며 "미주와 유럽, 호주 등 장거리 노선에 들어가는 순간 더 이상 LCC가 아니게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항공사 사업 전략 차원에서 이해할 수 없다"며 "LCC 본연의 원가 구조를 조정하지 않을 경우 현재보다 더 큰 위험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