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중고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어지며, 양성화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
이에 업체들을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서겠다는 행동조차 중소벤처기업부가 막아서며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현재로서는 3월에 심의위원회를 열어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차일피일 무루는 것에 내성이 생기며 재차 연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기부는 '중고차판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는 보완 작업을 거친 뒤 오는 3월 심의위원회를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지난 2019년 2월부터 이어져 오던 논의가 3년을 넘기는 게 확정됐고, 권칠승 중기부 장관의 '조기 결론' 약속도 물건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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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어지며, 양성화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기사내용과 무관) /사진=미디어펜 |
이미 일부에서는 이같은 결정을 예견이라도 하듯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진 바 있다. 중고차 시장 개방은 오랜 기간 국민들이 요구해 온 해묵은 과제였다.
수많은 소비자들이 중고차 딜러들로부터 각종 피해를 입었다. 이런 사건과 함께 사기와 강매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중고차 시장은 미지의 영역으로도 불리고 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중고차 강매로 인해 정신적인 피해를 입고 극단적 선택까지 한 사례도 있었다.
더 이상 중고차 매매업계에서 자정의 노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란 보호 장치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미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6년 간의 시간이 주어졌으나 전혀 나아지는 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거래 루트를 제공하고, 기존 업자들에겐 '메기효과'를 부여하는 게 최선이라는 게 산업계의 중론이다.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이 등장하게 되면 중고차 가격의 인상은 당연히 수반되는 상황이다. 가격적인 메리트를 생각해 고려한 중고차 가격의 인상은 시장경쟁력에 악영향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피해사례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진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2019년 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간이 끝나자 중고차 매매업계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고, 공교롭게도 이 때부터 계속해서 정치 이벤트가 이어졌다. 2020년 총선, 2021년 역대급 재보선, 그리고 2022년 대선이다.
정부가 어떤 식으로건 결론을 내린다면 어느 한 쪽은 선거에서 여당에 불리한 '실력행사'에 나설 여지가 있었다. 중고차 시장 개방을 허용한다면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불허한다면 소비자 단체들이 여당의 반대편에 서는 그림이 그려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 주무부처인 중기부는 2019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중고차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서를 받고도 생계형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지 않은 채 버티기에 들어갔다.
총선이라고 뭉개고, 재보선이라고 뭉갰으니, 대선 이후까지 뭉갤 것이라는 추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1일 '중기부-삼성전자 공동투자형기술개발 투자협약기금 조성식'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 여부를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의 의심을 잠재우는 듯 했다. 정부 부처의 최고 책임자인 장관이 허언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해를 넘겼고 3월로 연기됐다. 날짜를 특정하진 않았으나 3월 9일 대선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고차 시장을 향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즉 국민의 권익이 묵살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중기부의 결단력 없는 행보에 소비자들은 당분간 중고차 시장에서 피해를 감수해야 된다.
더욱이 이번 번복으로 대선 이후의 결론 또한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3월 대선에 이어 오는 6월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번 대선으로 정권이 바뀌는 시기는 5월초다. 지금까지의 행보를 미뤄보면 지방선거 이후로도 결론지어지지 않을 우려는 존재한다.
이미 3년을 버티기로 시간을 보냈으니 6개월 정도는 더 버티는 게 힘들지도 않을 것이라는 일부에서 나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적인 이점을 살리고 싶은 고객의 경우 기존의 중고차 시장을 이용할 것이고 제품의 신뢰를 생각하는 고객들은 인증 중고차와 같은 완성차 업체의 매물을 찾을 것이다"라며 "고객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만 유리한 조건은 아닐 것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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