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간의 양자 TV토론이 드디어 성사됐다. 여야가 설 연휴가 시작되는 30일이나 31일 개최안에 최종 합의한 것이다. 엎치락 뒤치락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이번 토론 후 어떤 변곡점을 맞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 국민의힘 측 3대3 토론 실무협상단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설 연휴 31일 또는 30일 중 양자 TV토론회 편성을 지상파 3사에 요청하기로 하는데 합의했다. 토론 시간과 사회자 등 구체적인 토론 방식은 다음 룰 미팅에서 협의하기로 했다. 토론 주제는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으로 진행 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 대표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합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저희 당은 많은 국민들께서 편한 시간대에 두 후보의 토론회를 국민들께서 보시고, 올바른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게 좋겠다 생각했다. 가장 황금시간대에 준비해주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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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이재명 대선 후보가 1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재경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선대위 제공 |
민주당 TV토론 협상단 대표인 박주민 의원은 "(국민의힘이 제안한)1안인 31일과 2안인 30일로 방송사에 요청하는 걸 수용했다"면서도 "다만 이 두 가지 안이 방송사의 여러 사정상 수용되기 어렵다면 방송사가 이미 합의한 27일에 하는 것도 저희 가능하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말했다.
이에 성 의원은 TV토론회가 27일에 열리는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방송은 모든 국민이 보는 공통적 성격인데 많은 국민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시간대를 선호하는 것이 원칙이다. 가능하면 31·30일로 해달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방송사에서 31·30일에 TV토론회 편성이 어려울 경우 다른 대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안될 리가 뭐가 있냐. 된다고 본다. 이보다 중요한 현안 없다. 그래서 충분히 그런 부분은 검토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여야는 TV토론 진행 날짜를 두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면서 갑론을박을 벌였다. 국민의힘이 31일을 제안하자 민주당이 "설 연휴 전 한다고 합의를 했는데 갑자기 다른 날 들고나오면 어떡하냐"고 항의하면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의 지지율이 함부로 누구의 승리를 확신할 수 없을 만큼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후보들끼리의 신경전은 물론이고 설 전에 하기로 한 첫 일대일 TV토론 날짜를 놓고도 여야가 기싸움을 벌이면서 상대진영을 향한 강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양측 모두 첫 TV토론인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필승을 다짐하는 모습이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에 방송되는 만큼 설 민심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풍부한 행정경험을 살려 정책 능력과 국정 능력에 초점을 맞춘 정책 토론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이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의혹'과 ‘형수 욕설’ 논란 '아들 불법도박' 등의 공격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공정'과 '정의'라는 대원칙에 따라 윤 후보의 국정 철학과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토론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또, 최근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무속인 선대위 합류 논란 등에도 철저히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TV토론 결과에 따라 민심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의견과 이번 TV토론 결과 만으로는 여야 대선 후보의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두 가지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첫 TV토론인 만큼 전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토론에서 두 후보가 얼마나 자신의 정책적 비전과 국정운영 능력을 잘 보여주느냐에 따라 민심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고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야권 관계자는 "첫 양자 TV토론인 만큼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TV토론만으로 지지율 변동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이미 두 후보 모두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지 않나. 지지율이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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