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동물자유연대(이하 동자연)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말 학대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동자연은 지난 1일 방송된 7회 중 이성계(김영철 분)가 숲 속에서 말을 타고 사냥하다 낙마하는 장면을 지적했다. 

해당 장면에서 이성계가 탄 말은 달리던 도중 쓰러지며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동자연이 20일 추가 공개한 현장 동영상을 보면 말의 발목에는 와이어가 묶여있다. 말은 빠른 속력으로 달리다 와이어가 끝나는 지점에서 고꾸라졌다. 머리부터 바닥에 내쳐진 말은 쉽사리 일어나지 못한 채 몸부림쳤다.

말을 타고 있던 스턴트 배우 역시 충격 부위를 움켜쥐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 사진=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속 동물학대 의혹이 불거진 장면. /사진=KBS 1TV '태종 이방원' 캡처


동자연은 해당 말이 심각한 위해를 입었을 수 있다면서 우려를 제기하는 한편, 말의 현 상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말을 쓰러뜨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 말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린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과정에서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고꾸라졌고, 함께 떨어진 배우 역시 부상이 의심될 만큼 위험한 방식으로 촬영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촬영 직후 그 누구도 말의 상태를 확인하는 이는 없었다"며 "몸체가 뒤집히며 땅에 처박힌 말은 한참동안 홀로 쓰러져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그 뒤 말의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동자연은 현행 동물보호법을 언급하며 "도박·광고·오락·유흥 등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있다"며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학대이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학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동자연은 현재 KBS에 말의 생존 여부와 안전 확인을 요청했고, 향후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 마련을 위해 면담을 요구한 상태다.  

시청자들도 해당 장면과 관련해 동물학대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말의 상태를 염려하는 청원글이 게재돼 빠른 속도로 동의수를 얻고 있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KBS 측은 제작진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하고, 당시 촬영 진행 상황에 대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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