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상장주관 '싹쓸이'…초대형 IB 경쟁도 '점입가경'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청약이 이달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기록한 가운데, 오는 25~26일 수요예측을 앞둔 현대엔지니어링이 또 다른 대어급 공모를 예고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가운데 KB증권은 두 회사의 상장을 모두 주관하며 올해 IPO 실적 '톱'을 시야에 넣고 있다.

   
▲ KB증권이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까지 대표주관하며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KB증권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해 벽두부터 LG엔솔 청약이 IPO 시장에 큰 활기를 불어넣으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IPO’라는 별명을 얻은 이번 청약은 공모주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이 넘는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기업공개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의 관심은 벌써 ‘다음 타자’로 쏠린다. 유력한 선수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오는 25일부터 이틀간의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3~4일 일반 청약을 실시하는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LG엔솔과 달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긴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예상 시가총액은 6조원에서 최대 1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시총 10조원은 코스피 시총 40위권인 두산중공업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흥미로운 것은 화제의 IPO 기업들의 뒤에 숨어 있는 증권사들, 그 중에서도 상장 주관사들이다. 특히 KB증권의 경우 LG엔솔 대박의 최대 수혜자로 손꼽힌다. LG엔솔 대표 상장 주관을 맡은 KB증권은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현대오일뱅크·원스토어(SK스퀘어 핵심 자회사) 등 대어급 회사들의 상장 주관을 맡으며 두각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대형 IPO 주관은 미래에셋증권이나 NH투자증권 등의 독무대나 다름없었지만 올해만은 판도가 다르게 흘러갈 전망이다. KB증권이 올해 처음으로 IPO 주관 1위 증권사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현대엔지니어링, SSG, 쏘카, CJ올리브영(미래에셋) 그리고 현대오일뱅크, 마켓컬리, SK쉴더스(NH투자증권) 등의 대표 주관을 맡았지만 KB증권이 LG엔솔에서 워낙 큰 홈런을 친 터라 올해 실적에서는 뒤집기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KB증권이 원래도 채권발행(DCM) 부문에서 최강자의 지위를 점하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ECM(IPO‧유상증자)과 DCM을 섭렵한 KB증권의 2022년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서 새 도약을 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횡보 혹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은 이제 IB나 자산관리(WM) 등 진짜 실력 싸움을 벌여야 하는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올해 초 KB증권의 약진은 증권업계는 물론 KB금융 자회사 가운데서도 KB증권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