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원팀 구상이 요원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이 선대본부 합류 조건으로 내건 공천 제안을 윤 후보가 거부하면서 갈등이 깊어졌고, 배우자인 김건희 씨가 통화 녹취록에서 언급한 ‘굿’이 홍 의원은 물론 유승민 전 의원의 심기까지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무리하다고 느껴지는 제안을 수용하면서 무리하게 원팀을 구성하기보단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절차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이는 홍 의원의 ‘공천 제안’을 수락할 뜻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씨의 녹취록에 대해서는 사과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23일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현안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조건 원팀이 된다고 좋은 것은 아니고 그 절차나 방식이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며 “만약 그런 절차나 방식을 지키지 못한다면 원팀이 되더라도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제안을 수락해 갈등을 봉합하기 보단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가 먼저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 대변인은 “홍 의원이 국민들께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먼저 사과하고 국민들께 이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직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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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원팀 구상이 요원해지고 있다. 홍준표 의원이 선대본부 합류 조건으로 내건 공천 제안을 윤 후보가 거부하면서 갈등이 깊어졌고,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통화 녹취록에서 언급한 ‘굿’이 홍 의원은 물론 유승민 전 의원의 심기까지 불편하게 만들었다. 홍준표 의원(왼쪽)과 윤석열 대선 후보/사진=연합뉴스 |
그러면서 “그런 절차(국민 사과)를 밟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겠나”라며 “(홍 의원이) 그런 절차를 통해 다시 국민에 공감 받는 정치인이 됐을 때 선대본부에서 홍 의원에게 다시 협조를 구하는 것이 타당한 순서”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공천 갈등을 야기했으니 먼저 사과하라는 의미다.
앞서 홍 의원은 공천 잡음이 일자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들이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더 편할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당사자인 윤 후보는 이 갈등에 선을 긋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국민공약 발표 행사를 마친 뒤 ‘홍 의원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기자들의 언급에 “누가 뭐라고 말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건 이제 그만하자”고 말했다. 또 홍 의원의 출당 요구에 대한 질문에도 더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차례 홍 의원에게 날 선 비판을 가했던 권영세 선대본부장도 이날 오전 “홍 의원은 현명한 분이니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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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자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프로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팬클럽 '건희 사랑' 캡처 |
이런 상황에서 김씨의 통화 녹취록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유승민 전 의원까지 불편함을 드러냈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22일 김씨가 7시간 통화 녹음에서 ‘홍 의원과 유 전 의원도 굿을 했다’고 언급한 것을 보도했다.
이에 홍 의원은 “내 평생 굿한 적 없고 나는 무속을 믿지 않는다”며 “거짓말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참 무섭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 허위 날조”라고 반박했다.
이에 윤 후보 측은 사과를 검토 중이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홍 의원, 유 전 의원에게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홍 의원이나 유 전 대표가 거짓말을 할 리는 전혀 없을 거로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김씨가 없는 사실을 만들어서 말할 것 같진 않다”고 했다.
이어 “대선 캠프에서 많은 종교인, 무속인분들에게 임명장도 주고 지지도 호소하고 있는데 무속인 분 중 자발적으로 굿를 했다거나, 지지자 중에서 그렇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할 순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7시간 녹취’ 관련 김씨의 추가 사과 여부에 대해선 “(사과를)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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