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사, 시중은행 2년, 금투사 4년, 보험사 3년 각각 구상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감독원이 검사체계를 현행 종합·부문검사에서 정기·수시검사로 개편하고 경영실태평가제도를 전면 정비한다. 감독체계는 기존 사후적 감독에 사전예방적 감독을 강화해 균형을 이룰 계획이다. 또 검사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함으로써 금융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금융시장의 공감을 얻고 신뢰를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금감원은 27일 은행회관에서 금융업권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사·제재 혁신방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8월 정은보 원장 취임 직후 법과 원칙 사전적・사후적 감독간 균형 소비자보호를 위한 사전예방적 감독 강화를 핵심 감독기조로 설정한 바 있다"며 "중요한 감독수단인 검사·제재도 이러한 감독기조에 맞춰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혁신안을 마련한 취지를 설명했다. 

   
▲ 금감원은 27일 은행회관에서 금융업권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사·제재 혁신방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 사진=류준현 기자


특히 금감원은 과거 '사후적 제재' 위주의 검사와 소통부족 등으로 촉발된 금융권의 불만을 고려해 새로운 혁신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해 9월 정 금감원장 주재로 '검사·제재 개선 TF'를 마련하고, 현행 검사체계의 변경 필요성,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한 검사, 검사결과에 대한 소통 필요성 등을 공유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금감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혁신안은 3대 핵심 감독기조를 주축으로 한다. 우선 주목할 만한 점은 검사체계가 현행 '종합·부문검사'에서 '정기·수시검사'로 개편되는 대목이다. 검사의 예측가능성과 실효성 제고를 높여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기검사는 일정 주기로 실시하되, 시장영향력 등이 큰 금융회사는 검사주기를 상대적으로 짧게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시중은행이 2년 내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등이 4년 내외, 자산규모 상위의 보험회사가 3년 내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시검사는 현행처럼 금융사고, 소비자보호, 리스크 등을 다룰 예정이다.

경영실태평가제도는 권역별 특성·리스크 등에 맞는 체계로 정비된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경영상황과 리스크를 일정 주기마다 정밀 진단할 수 있게 돼 사전적 리스크 예방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상시감시로 핵심・취약부문에 집중할 수 있게 돼 검사 효과가 크게 제고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사후적 시각에 중점을 둔 (종합)검사만으로는 예방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주기적인 정기검사 체계로의 전환을 통해 검사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금융회사별 특성에 맞춰 핵심·취약부문에 검사역량을 집중하게 되어 검사의 실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전적‧사후적 감독 간 균형'을 이루는 점도 목표과제로 꼽혔다. 이를 위해 일원화된 금융권 공식 정보채널로서 '소통협력관'을 지정하고 오프라인 업무미팅을 공식화한다는 입장이다. 또 금융회사가 자체감사기능을 활용해 잠재 리스크요인을 점검·대응하고, 사후처방과 사전예방 기능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류준현 기자


금융권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검사업무 프로세스도 개선한다. 검사국장은 필요시 '중립자'로서 조치대상자 등의 소명을 직접 청취할 수 있는 절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검사결과의 처리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내부 협의체를 운영하는 한편, 신중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검사·제재 혁신방안을 '2022년도 검사업무 운영계획'에 반영해 시행할 예정이다. 또 검사체계 개편에 필요한 '검사 및 제재규정' 및 '시행세칙'은 금융위와 함께 개정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은행·카카오뱅크·NH농협은행·BNK부산은행 등 지주·은행 6개사,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자산운용·키움자산운용 등 금융투자사 5개사,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보험사 5개사, 현대카드·BC카드·SBI저축은행·OK저축은행 등 중소서민금융 4개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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