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환경부가 내년부터 전기‧수소전기차 등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자동차 제조사에 벌금성 기여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부과된 목표량만큼의 전기차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견 3사들의 경우 목표치를 채우지 못해 기여금을 피할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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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조에. /사진=르노삼성 제공 |
29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실적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목표 미달 차량 1대당 60만원의 기여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당장 올해 실적에서부터 목표량을 달성해야 기여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는 목표 미달 기여금이 대당 60만원으로 유지되지만, 2026년부터는 150만원으로, 2029년부터는 300만원까지 오른다. 다만 기여금 규모 상한은 매출액의 1%로 제한했다.
업체별 전체 판매량 대비 전기차 판매비율 목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각각 12%,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는 각각 8%를 적용받는다. 연간 전체 자동차 판매량 10만대 기준 위 아래로 판매비율 목표를 다르게 적용했다.
이들 완성차 5사가 올해도 지난해와 동일한 판매량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대차는 8만7221대, 기아는 6만4202대, 한국지엠은 4343대, 쌍용차는 4509대, 르노삼성은 4888대 이상의 전기차를 팔아야 내년 기여금 부과를 피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는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 달성이 더 험난해 보이지만 현실적으로는 4000여대의 목표를 부여받은 중견 3사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 현대차와 기아는 다양한 전기차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중견 3사는 전기차 라인업이 1~2종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로만 2만2671대를 팔았고, 상용 전기차 포터 EV도 1만5805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제네시스 GV60, G80 전동화 모델, 코나 EV까지 전기차만 무려 5종이다. 수소전기차 넥쏘(8502대)까지 포함하면 무공해차 판매대수는 5만949대에 달한다. 이미 전기차(수소전기차 포함) 판매비중 7.0%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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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정측면. /사진=쌍용차 제공 |
올해는 이보다 5%포인트, 대수로는 3만6000여대 판매를 확대해 갈 길이 멀지만, 달성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지난해는 아이오닉 5가 5월에서야 본격적으로 판매됐고, 제네시스 GV60는 11월, G80 전동화 모델은 8월부터 출고를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연간 판매량에는 한계가 있었다.
일 년 내내 판매가 가능한 올해는 실적이 크게 늘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아이오닉 5의 경우 대기수요만 4만40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GV60도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터 EV는 안정적인 수요를 뒷받침해줄 모델이다.
기아 역시 전기차 비율 12% 목표 달성이 크게 어렵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용 전기차 EV6 1만1023대를 비롯, 니로 EV 7220대, 상용 전기차 봉고 EV 1만728대 등 총 2만8998대를 판매한 기아는 전기차 비율 5.4%를 채웠다.
지난해 8월 판매를 시작한 EV6는 생산물량만 뒷받침된다면 지난해보다 최소 두 배는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풀체인지(완전변경)된 2세대 니로 전기차 버전도 상반기 중 출시돼 중저가 전기차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견 3사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볼트EV 한 종으로 1016대를 팔아 1.9%의 비율에 그쳤고, 르노삼성도 르노 조에와 트위지를 합해 1072대를 판매해 1.8%의 전기차 비율을 나타냈다. 쌍용차는 전기차 판매가 전혀 없었다.
한국지엠의 경우 배터리 리콜 이슈로 사전계약이 중단된 볼트EUV와 신형 볼트EV의 출시 시점이 올해 전기차 비율 8% 달성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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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쉐보레 볼트EUV. /사진=한국지엠 제공 |
볼트EV는 출시 초기인 2018년과 2019년 각각 4000대 이상씩 판매됐던 전례가 있는 만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의 신차효과와 SUV 버전인 볼트EUV 가세에 따른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로 보조금 지급 시기에 맞춰 수입, 판매가 이뤄진다면 일정 수준의 전기차 비율 달성은 가능할 전망이다.
쌍용차의 경우 코란도 이모션의 역할이 막중하다. 지난 10일부터 사전계약을 진행 중으로, 누적 계약대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천대 규모의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가 제작하는 첫 전기차인 만큼 초기 출고 모델의 신뢰성이 연간 판매량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 이모션은 국산 유일의 준중형 SUV 기반 전기차로 활용도가 높은 데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난 만큼 반도체 수급이 원활해 져 생산만 받쳐준다면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새 대주주가 된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전 공언한 대로 쌍용차의 주요 차종들을 전기차 버전으로 개조해 출시한다면 전기차 비율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르노삼성은 전기차 비율 목표 달성이 가장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조에와 트위지로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98대가 판매된 트위지는 초소형 전기차의 특성상 볼륨 확대에 한계가 있고, 774대 판매에 그친 조에 역시 모델변경 등 판매량을 끌어올릴 획기적인 방안이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올해는 전동화 모델의 추가 투입 계획이 없어 기존 모델을 통해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의 전기차 비중 확대 정책이 점차 강화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기존 차종의 전동화 모델을 개발하거나 해외에 본사가 있는 업체들의 경우 해외모델을 들여오는 방안 들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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