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차그룹 3사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나란히 기록적인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차 등으로 제품믹스 개선을 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높은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올해도 친환경차와 고수익모델은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117조6106억원)와 기아(69조8624억원), 현대모비스(41조7022억원) 등 현대차그룹 주력 3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229조175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매출액 279조400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
|
|
▲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동 사옥./사진=미디어펜 |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은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고, 영업이익(6조6790억원)도 2014년 이후 최대치다. 기아의 매출과 영업익(5조657억원)도 사상 최대 실적이다. 현대모비스도 역대 처음으로 연 매출이 4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은 전자업계와 달리 완성차 업계의 영업이익 비율이 낮은 점은 구조적 한계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0%를 넘어서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4~7%대에 머무른다.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되고 고부가가치 모델의 생산이 확대되면 현대차그룹 3사의 연간 매출이 삼성전자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성장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게 완성차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매출만 올해 20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올해 매출액 성장률 목표를 전년 대비 13~14%, 영업이익률 목표는 5.5~6.5%로 제시했다. 기아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83조1000억원의 매출을 거두겠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 목표치는 27.3% 증가한 6조50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향상된 7.8%로 제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주요 국가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고부가 차종 중심의 공급을 우선해 수익성 제고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아이오닉5, 캐스퍼, 제네시스 GV7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령(SUV)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지속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18만5996대를 판매했다.
해외에서는 대부분 시장에서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며 77만4643대를 팔아 17.2% 줄었다.
차량 판매 자체는 줄었지만 프리미엄급 차량인 제네시스와 전기차 중심의 고부가가치 모델 효과가 전체 물량 감소의 영향을 상쇄하면서 매출액이 증가했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줄어든 80.9%로 집계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GV60, GV7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6 출시 등을 통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수익성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올해 경영환경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자들의 실구매력 저하, 주요 업체들 간 경쟁 심화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에도, 코로나19 영향 완화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에 기아는 반도체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한 생산 확대를 통해 그 동안 쌓인 미출고 대기 물량을 빠르게 해소함으로써 큰 폭의 판매 증가를 달성하는 동시에, 개선된 브랜드 및 상품성을 바탕으로 수익성 강화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또 EV6와 신형 니로 등 친환경차 판매를 더욱 확대하며 전기차 전환에 집중할 계획이다.기아 측은 투자자 신뢰 강화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해 연간 사업 계획 및 재무 목표(장래사업·경영계획)를 밝혔다.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 실적 대비 13.5% 증가한 315만대(CKD 포함)로 잡았다. 국내는 전년 실적 대비 5.0% 증가한 56만2000대, 해외는 전년 실적 대비 15.5% 증가한 258만8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0% 증가한 83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3% 증가한 6조5000억원,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향상된 7.8%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기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전동화 모델의 생산 및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확보를 추진하고,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 등 신수익 및 신사업 분야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에도 친환경차 생산 확대에 따른 전동화 부품 판매 증대와 중대형, SUV 차종 등으로의 핵심 부품 공급 확대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또 공격적인 글로벌 영업 활동과 수주 품목 다변화, 신규 고객 확보 노력 등도 매출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