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자동차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9조2000억원 투자계획을 승인했다. 올해 현대차 투자 규모는 최근 5년간 가장 큰 규모로 연구개발(R&D) 투자 3조6000억원, 설비투자(CAPEX) 5조원, 전략투자 6000억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정 회장의 투자 결정 이면에는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글로벌 자동차 수요 반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어려운 글로벌 경영환경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를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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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 목표를 국내 73만2000대, 해외 359만1000대를 더한 총 432만3000대로 설정했다. 여기에 기아 315만3000대를 더하면 총 747만3000대로 이는 지난해 판매실적인 666만8037대 대비 12.1%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차·기아의 선전은 코로나 19 상황에도 글로벌 자동차 '톱4' 진입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톱4 입성에 변화를 주도한 모델은 친환경 차량이다. 2021년 당사는 EV, HEV, PHEV, FCEV로 이루어진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대비 64% 증가한 42.2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체 판매량 389만대의 10.8%으로 2020년 대비 3.9%p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한 현대차 최초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지난 3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돼 누적 대수 5만대를 넘어섰고, 그 결과 2021년 EV 판매는 전년 대비 43.9% 증가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향후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준점인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변화의 중심에 선 것이다.
기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는 폭스바겐, 토요타, 르노-닛산, 제너럴모터스(GM), 현대차·기아 '빅5' 체제가 굳건했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변화의 서막은 시작됐다.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빅4' 브랜드는 코로나 19 여파로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 문제에 직면하면서 생산에 타격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수직계열화 구조가 정착되어 안정화 된 생산라인으로 글로벌 '톱4' 진입 가능성을 높게 점쳐진 것이 사실이다.
2019년 판매량 기준 폭스바겐은 신차 판매량은 1033만대를 기록했고 2위인 토요타가 969만대를 판매했으며 3위 르노-닛산이 922만대를 판매했다.
4위는 774만대를 판매한 GM이, 5위 현대·기아차는 720만대이다. 현대·기아차와 GM과의 간격은 54만대이며 GM은 전년 대비 판매와 점유율이 각각 10.7%, 0.7% 하락한 데 반해 현대·기아차는 판매는 2019년 약 1.1%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0.3% 성장하며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670만대에 육박하는 자동차를 팔았다. 현대차는 국내 72만6838대, 해외 316만4143대 등 총 389만98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국내 판매는 7.7%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7.0%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글로벌 소비침체가 가속화 한 상황에서도 현대차·기아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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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현대차는 지난 2021년 연간 판매는 전년 대비 3.9% 증가한 389만726대다. 내수 판매는 7.7% 감소한 72만6868대를, 해외 판매는 7.0% 증가한 316만3888대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1% 증가한 117조6106억원, 순이익은 195.8% 증가한 5조693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2020년 2.3%에서 지난해 5.7%로 3.4%p 늘었다.
여기에 전년 대비 6.5%증가한 기아의 판매량 277만7056대를 더한다면 글로벌 톱4 고지에 사실상 입성한 것과 같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동안 정 회장은 가장 혁신적인 브랜드로 도약과 글로벌 신뢰 기업 실현을 위해 변화 강조했다. 특히 회장 취임 직후 '현대차그룹 3.0 시대'의 미래 성장을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2025년까지 총 100조원 이상 투자를 자신했다.
정의선 회장이 처음으로 진행한 대형 '인수·합병(M&A)' 투자의 대표적인 사례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이다. 로봇개 '스팟'으로 유명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의 한 식구로 '미래 먹거리'인 로봇 산업 분야를 담당하게 됐다.
올해 CES에서 정 회장은 로보틱스를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차원을 넘어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고, 더 나아가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매개체이자 신개념 모빌리티로 새롭게 정의했다.
특히 사용자의 이동 경험이 혁신적으로 확장되는 '메타모빌리티'는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새로운 변화의 한 축으로 조명 받고 있다.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는 스마트 디바이스가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돼 인류의 이동 범위가 가상 공간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로, 이를 통해 사용자는 새로운 차원의 이동경험을 할 수 있다.
가상 공간이 로봇을 매개로 현실과 연결되면 사용자는 마치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대리 경험까지 가능하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 등의 혁신으로 미래 모빌리티 간 경계가 파괴되고, 자동차, UAM 등 다양한 모빌리티가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하는 스마트 디바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한 관계자는 "단기적인 목표는 제네시스와 SUV 판매 증가에 따른 믹스 개선 및 인센티브 축소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부문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은 지속 중이며, 아이오닉 5, G80 EV, GV60 등 신규 전기차 출시를 통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하여 전동화 전환에 대한 준비도 계획대로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측면에서 현대차는 로봇 기술이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제조, 물류, 건설 분야에서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접목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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