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철강업계가 업황 호조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지주사체제 전환을 통한 지속가능성 향상을 모색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2일 출범하는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그룹의 지주사로, △미래 포트폴리오 개발 △사업 재편 및 시너지 확보 △ESG 경영 주도 등의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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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사진=포스코그룹 |
앞서 열린 포스코그룹 임시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89.2%가 찬성표를 던졌으며, 물적분할 후 신설되는 철강 사업회사(포스코)는 지주사의 100% 자회사인 비상장법인으로서 철강 생산 및 판매에 대한 일체의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 것은 철강회사라는 이미지 속에서 2차전지소재·수소·인프라 등의 사업가치가 충분히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비철강부문 육성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기록한 매출 33조9489억원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수출 채널 통합과 철강·원료 트레이딩 확대 및 투자 법인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5854억원)과 순이익(3565억원)도 각각 23%·55% 향상됐다.
포스코케미칼도 매출 1조9895억원·영업이익 1217억원을 달성하는 등 연간 기준 최대 성과를 거뒀다. 이는 전기차배터리용 하이니켈 양극재 및 라임(생석회) 제품 판매량이 증가하고 리튬·니켈을 비롯한 원료값 상승을 판매가에 반영한 덕분으로, 콜타르·조경유 등의 제품값도 국제유가 상승의 수혜를 입었다.
포스코케미칼은 전남 광양에서 오는 5월 연산 9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준공하고, 북미·중국·포항을 비롯한 지역에서 양극재 공장 신·증설에 나서는 등 글로벌 배터리소재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인조흑연 음극재를 생산하는 등 음극재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추진 중으로, 전기차용 저팽창 천연흑연 생산설비도 증설하고 있다.
특히 수소사업의 경우 포스코가 롯데케미칼·삼성엔지니어링·SDED 에너지와 손잡고 말레이시아 사라왁 청정수소 프로젝트 개발에 착수하고, 삼성물산 및 사우디 국부펀드 PIF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그린수소 생산을 추진하는 등 밸류체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10조원을 들여 5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7대 전략국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2050년 생산력을 700만톤으로 끌어올리는 등 글로벌 탑10 수소 생산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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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사진=세아홀딩스 |
세아베스틸도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 세아베스틸은 3월25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4월1일 분할을 완료하고,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존속법인 세아베스틸지주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글로벌 신시장 진출 전략 수립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로드맵 구축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맡을 예정이다.
특히 전기차 부품 및 항공우주용 소재 개발을 주도할 방침으로, 앞서 세아창원특수강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항공소재를 공동개발하고 항공우주품질경영인증(AS 9100)을 취득하기도 했다. 항공기용 소재는 가벼우변서도 높은 강도·내구성·내열성을 갖춰야 하는 탓에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했지만, 국산화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번 분할은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신설법인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세아창원특수강·세아항공방산소재 등 세아베스틸 산하에 있던 자회사들이 세아베스틸과 병렬적 구조로 재편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성 강화 및 시너지 창출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물적분할에 따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주주들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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