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 기록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1월 증시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미-우크라이나 충돌 가능성 등의 리스크로 크게 흔들렸던 국내 증시가 연휴 이후부터 부활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증시가 설 연휴로 휴장하는 동안에도 거래를 지속하는 미국 증시에 쏠린 시선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 국내 증시가 설 연휴로 휴장하는 동안에도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에도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주식을 주제로 하는 인터넷 대형 커뮤니티들에는 나스닥 등 미국 주식 흐름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다행히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에 마감한 미 증시는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다소나마 안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줬다.

우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6.39포인트(1.17%) 상승한 3만5131.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83.70포인트(1.89%) 오른 4515.5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69.31포인트(3.41%) 급등한 1만4239.88를 기록했다.

하지만 1월 증시 전체로 보면 여전히 회복해야 할 낙폭은 큰 편이다. S&P500지수는 지난 1월에만 5.3% 하락해 2020년 3월(12.5%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1월 하락률로만 계산하면 2009년 이후 무려 13년 만에 최대였다.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 또한 같은 기간 3.3%, 8.9% 하락해 다우지수의 경우 작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1월 하락률로는 2016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역시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과 1월 하락률 기준으로는 2008년 1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3대 지수 모두에게서 나타난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라는 기록은 유의미하다. 이 시점은 코로나19 리스크가 처음으로 가시화된 때이기 때문이다. 즉, 이번 하락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두드러진 하락장으로 간주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폭락은 역으로 많은 투자자들을 포섭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40대 미만의 젊은 세대였으며, 또한 이들 중 상당수가 국내보다는 미국 주식에 관심을 나타냈다. 바꿔 말하면 지난 1월의 급락장은 서학개미들에게 사실상 처음으로 다가온 ‘시련’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일 한국예탁결제원이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현황이 더욱 두드러진다. 서학개미들이 지난달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전부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같은 달 27일 기준). 손실률도 결코 낮지 않아서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18.2%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의 질적 측면에서도 좋지 않은 흐름이 포착된다. 최근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상장지수펀드(ETF)다. 이 종목의 지난 1월 순매수 평균 금액은 69.98달러인데, 이 종목 주가는 지난달 27일 51.56달러로 떨어져 손실률이 무려 26.3%나 된다. 이 종목은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많은 서학개미들이 최근의 하락세를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함축하고 있다.

미국 주식이 한국 주식의 예고편 역할을 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서학개미들의 ‘잠 못 드는 밤’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미들이 지난 1월 국내 주식 중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도 전부 마이너스”라고 지적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격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투자심리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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