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후진적인 데는 정부규제 뿐 아니라 업계의 잘못도 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황 회장은 26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FA 코리아-대신 컨퍼런스'에 참석해 “지난 50~60년간 남한과 북한의 발전에 큰 차이를 나타냈듯 제조업과 금융업의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며 “제조업과는 달리 금융업은 우간다와 같은 세계 80위권에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에서 과감하게 매도 리포트를 내지 못하고 임원들이 투자자보호를 회사의 영업이익보다 우선시하는 자세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 단기 투기성이 강하고 성과지향적인 자본시장이 만들어졌다”며 “고객 이익 투자자 보호를 등한시 하면 금융업은 20~30년이 지나도 지금과 같은 후진성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황 회장은 “정부 규제완화도 중요하지만 규제를 완화했더니 카드사태나 동양사태가 발생해 정부의 규제를 불러일으키게 됐다”면서 “업계 스스로 투자자를 보호할 때 금융시장이 발전된다. 아들 손자에 자랑스럽게 금융업에 종사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제일모직의 상장을 주관했던 씨티증권이 제일모직에 대해 '매도'의견을 제시한 것을 예로 들며 “CLSA 증권에서는 ‘중립’이라는 투자의견이 없고 ‘매도’ 의견이 40%에 달한다. 중립이라는 의견은 잘 모르겠다는 말과 같다”며 “애널리스트가 매도 리포트를 자유롭게 내놓을 수 있도록 증권사와 사장 등 임원이 애널리스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