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식품, 세븐일레븐-미니스톱 물류통합 ‘연결고리’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편의점에 승부수를 던진 롯데가 유통명가 명성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1인 가구 증가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근거리 쇼핑이 맞물리면서, 과거 ‘구멍가게’ 취급을 받던 편의점이 대형마트 매출을 제칠 정도로 컸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에서 경쟁사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던 롯데로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4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1월 인수한 한국미니스톱과의 시너지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 중이다. 과거 바이더웨이 인수 과정에서 그랬듯 전산시스템과 물류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간판은 미니스톱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선 세븐일레븐 물건부터 들어가는 방식이다. 

   
▲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직원이 ‘프라이드’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시한 즉석치킨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세븐일레븐 제공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과 물류 통합의 첫 단추로 ‘즉석식품’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시범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은 이날 즉석치킨 브랜드를 기존 ‘치킨의정석’에서 ‘프라이드’란 이름으로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2019년 첫 출시 이후 3년 만이다. 

치킨 한 마리 배달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면서, 편의점 조각 치킨은 소비자에게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이나 양) 좋은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세븐일레븐 즉석조리식품 매출은 2020년 40.2%, 2021년 37.2%로 해마다 두 자리 증가세다.

미니스톱 역시 국내에선 편의점 최초로 즉석식품 판매를 시작한 브랜드다. 앞서 미니스톱은 패스트푸드 전문점 ‘수퍼바이츠’의 첫 백화점 매장을 롯데에 내고 손발을 맞춰보기도 했다. 

유통업계는 롯데의 지각변동에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롯데는 전체 매출 규모로 따지면 1위지만, 단일 점포 1등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내줬다. 대형마트에서는 신세계 이마트, 홈플러스에 이어 롯데마트가 만년 3위다. 

다만 편의점에서는 대형마트 선두인 신세계(이마트24)와 홈플러스가 오히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위인 BGF리테일 CU(씨유)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만 5000여개, GS리테일 GS25는 1만4688개다. 이어 롯데 세븐일레븐이 1만1173개다. 세븐일레븐에 미니스톱 점포 수 2600개를 더하면 1만3773개로, 2위 GS25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된다. 

   
▲ 편의점 미니스톱이 2021년 6월 롯데백화점 미아점에 개점한 패스트푸드 전문매장 ‘수퍼바이츠 미아롯데점’ 내부 전경. 수퍼바이츠는 거품을 뺀 합리적인 가격에 햄버거, 치킨, 커피, 소프트크림 등 다양한 패스트푸드를 제공한다는 컨셉을 내세운 브랜드다./사진=미니스톱 제공


편의점 관계자는 “미니스톱 점포 전체가 세븐일레븐으로 흡수될 지는 가맹 계약 추이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상황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체 매출에서 편의점이 차지한 비중은 15.9%로, 대형마트 15.7%를 앞섰다. 산업부가 해당 통계를 발표한 이후 대형마트와 편의점 순위가 뒤집힌 것은 처음이다. 

대형마트 3사 매출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편의점은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의 경우 매출이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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