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은행권의 수익성만 악화시키는 골칫덩어리? 은행의 잠재 리스크  줄이는 것 일수도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연초부터 은행권이 수익성 악화로 비를 맞고 있다. 여기에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은행권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안심전환대출은 12조 3678억원이 소진됐다. 대출이 시작된지 사흘만에 월 한도액 5조원을 넘어 연 한도액인 20조원의 절반 이상을 가볍게 돌파한 것.

   
▲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안심전환대출은 12조 3678억원이 소진됐다. 대출이 시작된지 사흘만에 월 한도액 5조원을 넘어 연 한도액인 20조원의 절반 이상을 가볍게 돌파한 것./사진=KBS캡쳐

이같은 안심전환대출의 인기에 금융권에서는 이와 비례하게 은행권의 수익성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은행 수익 감소폭은 약 1.8%로 예상됐다. 이는 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주택금융공사부터 사야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의 금리(2.25% 수준)가 기존 은행계정으로 보유한 변동금리(3% 중반)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율보다 낮기 때문이다.

특히 매년 추가적으로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될 경우, 이익에 미치는 영향폭은 더 커질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실제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된 첫날 시중은행들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지난 24일 KB금융은 전 거래일 보다 2.51% 하락했고 우리은행은 1.77% 떨어졌다. 신한지주 역시 3.69% 내렸고 하나금융도 2.20% 하락 마감했다. 안심전환대출 이튿날에도 은행주 하락은 이어졌다. KB금융은 2.19%, 우리은행은 2.44%, 신한지주는 2.16%, 하나금융은 2.08% 내린채 마감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 출시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진 이슈였다"며 "그러면서도 월간 판매 한도가 증액되고 예상보다 빠른 속도록 판매가 이뤄진 점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논의가 2월 말부터 시작되었음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연초대비 은행업종의 부진한 수익률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매년 추가적으로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될 경우, 이익에 미치는 영향폭은 더 커질 수 있어 향후 추가적인 시행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안심전환대출이 12조원 넘게 팔린 세쨋 날 금융주는 상승 마감 했다. KB금융은 2.28%, 우리은행 1.19%, 신한지주 2.33%, 하나금융 0.71%로 올랐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이 영업에 미치는 손실보다 주가가 더 많이 빠지니까 이날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손실규모는 업종 순이익에서 1~2%수준인데 주가는 이틀 동안 4%씩 빠졌다. 하락 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에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안심전환대출이 오히려 은행의 수익성을 좋게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제시됐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안심전환대출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보면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가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 센터장은 "하지만 안심전환대출의 본질은 가계부채를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다"며 "만약 가계부채가 부실이 심각해 지게 되면 충담금을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 그 측면에서 살펴 보면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진다만은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계부채를 막는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며 "이는 은행의 잠재 리스크를 줄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안심전환대출이 예상보다 빨리 팔리면서 한도액을 더 늘리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와 달리 금융당국은 1차 판매 종료를 의미하며 당분간 추가 판매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