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중인 기자 끌어내는 모습 TV로 송출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지난 4일 네덜란드 기자가 현장을 생중계하던 중 돌연 중국인 보안 요원이 카메라 앞에 난입해 기자를 끌어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전파를 타 시청자들에게까지 송출됐다.

   
▲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지난 4일 네덜란드 기자가 현장을 생중계하던 중 중국인 보안 요원이 카메라 앞에 난입해 기자를 끌어내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네덜란드 방송국 NOS 공식 트위터 캡쳐


6일 연합뉴스는 로이터 통신 등의 5일(현지시간) 보도를 인용하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뉴스에 따르면 네덜란드 공영 방송사 NOS의 중화권 특파원 쇠르드 덴 다스 기자는 4일 저녁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베이징 국가체육장 바깥에서 생중계를 진행했다.

그런데 기자가 마이크를 들고 보도를 시작하자마자 팔에 붉은 완장을 찬 남성이 카메라 앞에 난입해 중국어로 소리를 지르며 기자를 두 팔로 잡아 화면 바깥으로 끌어내는 모습이 잡혔다. 네덜란드 현지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앵커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중계를 중단했다. 이후 덴 다스 기자는 몇 분 뒤에야 개막식 중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기자를 끌어낸 중국인 남성은 현장 보안요원으로 나선 자원봉사자로 알려졌다. 어떤 이유로 기자를 끌어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화면은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이후 덴 다스 기자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오후 7시 직전에 국가체육장 주위를 찍고 있었는데 경찰이 해당 공간이 폐쇄되니 떠나달라고 했다"면서 "우리는 하라는 대로 했고, 생방송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재차 폐쇄된 도로 끝으로 가라고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는 "그 직후 나는 '공공안전을 위한 자원봉사자'라는 붉은 배지를 단 사복을 입은 사람에게 사전경고 없이 강제로 화면에서 끌어내졌다"면서 "그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고, 매우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였다"고 언급했다.

방송사 NOS는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NOS는 트위터 계정에서 "우리 특파원이 카메라 앞에서 보안 요원에게 끌려나갔다"면서 "유감스럽게도 이런 일이 중국에 있는 취재진에게는 점점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시 이 사안에 대해 해명을 내놨다. IOC 대변인은 5일 "누군가 지나치게 열성적이었던 것 같은데, 당시 기자는 곧 보도를 이어갈 수 있었다"라며 "이런 일은 일회적인 일이며, 베이징 대회를 보도하는 해외 취재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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