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김종인·안철수·윤여준까지 전방위 '러브콜'…이, 통합정부론·책임총리제도 언급
연일 '갑질·법카 논란'에 언론자유 침해 비화까지…향후 TV토론서 표심 얻을지 '불투명'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30%대 박스권에 갇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주변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이대로 가면 진다'는 비관론까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도 안했는데 민주당 선거자금이 떨어졌다', '친문 이낙연계를 중심으로 정권 내주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 '일부 이재명계만 현 상황에서 정신승리하고 있다'는 미확인 찌라시, 온갖 가짜뉴스가 횡행할 정도다.

현재 전국단위 대통령선거 여론조사 추이의 경우,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 비해 '경합 열세'다. 대다수의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지만, 그 안에서 다소 열세로 분류된다.

무엇보다 정권교체론이 50% 이상을 계속 유지하면서 그 벽을 넘어서기 어렵다. 최근 연달아 터지는 이슈 또한 이 후보에게 유리하지 않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월 5일 부산 해운대 이벤트 광장에서 즉석 대중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언론자유 침해로까지 비화된 '배우자 리스크'

우선 연일 배우자 김혜경 씨와 관련해 '공무원 갑질' 논란,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김혜경 씨가 가족 제사음식을 준비하는데 경기도 비서실 직원을 동원하고 그 비용을 업무추진비로 결제했다는 의혹이 지난 7일 추가로 제기됐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후보가 개인 사비로 배 모 사무관에게 제사음식 구매를 부탁했다"며 "이를 배 사무관이 다른 공무원에게 재지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관계자는 "이를 현금으로 구매해 영수증은 남아 있지 않다"며 "이 후보는 이미 부적절한 심부름에 대해 사과했고 지금도 이에 대한 입장은 변함없다"고 설명해, 궁색한 해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해온 이재익 피디가 민주당의 항의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힌 것 또한 이 후보에게 악재다.

이 피디는 "회사로부터 선거 개입 문제가 있다며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고, 이에 민주당은 "문의와 항의는 정당한 권리"라고 언급했다.

사태의 발단은 이 피디의 방송 발언이다. 이 피디가 지난 4일 방송 첫 곡으로 DJ DOC의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를 틀면서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라는 가사가 나오자 "가사가 의미심장하다. 이런 사람은 절대 뽑으면 안 돼요. 이런 사람이 넷 중에 누구라고 얘기하진 않았어요. 여러분들 머릿속에 있겠죠"라며 "그런 사람을 뽑으면 안 되겠죠. 누구라고 얘기하면 안 됩니다. 그럼 이 방송 없어져요"라고 말했다.

권혁기 민주당 선대위 공보부단장은 이에 대해 "이 후보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 후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절대 찍으면 안된다고 발언했다"며 "방송에서 특정 후보를 찍지 말라는 것은 선거법상 저촉된다"고 주장했다.

SBS 노조는 민주당의 항의 및 이 피디의 하차에 대해 즉각 '졸렬한 권력은 비판을 참지 못한다'는 성명을 내고 "다의적 표현이 날카롭고 따끔하게 느껴졌으면 부끄러워하고 반성부터 하는 게 정상이다. 언론사에 항의부터 하는 후진적 모습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명백한 언론자유와 방송독립 침해다. 항의 받을 때마다 진행자를 교체한다면 어느 누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고 어떤 프로그램이 존속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한국피디연합회 또한 성명을 내고 "정치 편향성이 문제라면 방송통신심의위의 판단을 기다려 보는 게 순서"라고 꼬집었다.

이에 SBS 라디오센터는 입장문에서 "방송 내용에 대해 이재명 후보 캠프측의 항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런 항의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 얼버무렸다.

이재명 '외연 확장', 현 주소는

현재 박스권과 온갖 악재에 갇힌 이 후보의 돌파구는 '외연 확장'에 쏠려 있다. 김동연·김종인·안철수·윤여준까지 전방위 '러브콜'을 보내고 있을 정도다.

특히 민주당에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연대에 대한 언급이 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사무실을 찾아 80분간 긴급 심야회동을 가졌다.

7일 이 후보는 자신의 중앙대 법대 스승이자 박근혜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보수 인사인 이상돈 전 의원과 오찬을 했고, 8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난다.

일단 민주당에선 이 후보의 외연 확장과 함께, 야권의 단일화 여론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8일 본보 취재에 "이재명-안철수 단일화 가능성보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가능성이 높은게 사실"이라며 "안 후보가 저쪽으로 가지 않도록 (민주당이) 안 후보 공약에 공감하고 찬성할 여지가 있는게 맞다"고 밝혔다.

그는 "가능하다면 민주당은 안철수 후보와 공동정부를 가려는 것"이라며 "안 후보의 최종 선택이 뭐가 될지는 안 후보 본인만 아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공동정부 구성이나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개헌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최근 송영길 당대표가 언급한 '헌법상 내각제적 요소인 책임총리제로 연립정부 뼈대를 만들어 가자'는 발언부터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7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모든 가능한 자원·인재를 총동원해야 한다"며 자신의 통합 공동정부 구상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열린 국정연구포럼 출범식에서도 "유능한 정부가 되기 위해 국가가 가진 모든 인적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거기엔 좌우 진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신념이고, 인재에 있어 진영을 가리지 않는 통합정부가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 또한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앞으로도 외연 확장을 위해 통합 인사들을 찾아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며 "중도층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오는 3월 9일 제 20대 대통령선거일까지 29일 남았다. 이 후보가 승부를 걸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까지는 단 일주일 남았다.

이 후보가 향후 어떤 전략으로 중도 부동층에 대한 공략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 후보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