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됨에 따라, 90달러 선을 상회고 있는 가운데, 향후 유가가 80달러 수준으로 등락할지 100달러를 돌파해 고유가로 접어들지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
|
▲ 국제 유가가 2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국내 산업의 원자재 비용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일러스트=연합뉴스 |
9일 에너지 및 원자재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인 S&P Global Platts, 글로벌시장조사업체 IHS 등 다수기관에 따르면, 올해 국제유가는 80달러 범위 내 완만한 등락추세를 예측하고 있으나, JP Morgan 등 일부 투자은행에서는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유관기관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의 추가적인 제재가 없거나, 외교적으로 조기에 이번 사태가 진정될 경우, 국제 유가는 안정화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다만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개입 발생 및 서방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 심화여부에 따라, 고유가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했다.
특히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 100달러 고유가 시대가 도래한다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원유 의존도가 주요경쟁국 대비 높은 만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압박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다. 특히 정유, 철강, 화학, 운송 등의 부문에서 비용 압박은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0년 기준 한국의 원유의존도는 5.70배럴로 국제개발협력기구(OECD) 중 1위를 차지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오일쇼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및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보관비용 등 기회비용을 고려해 전략 비축유 규모의 재조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고유가 장기화로 원자재 공급의 불안정성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요 핵심 에너지 및 원자재에 대한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외교·통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
▲ 유전지대서 원유를 채굴하는 장면./사진=한국석유공사 |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국내 도입물량 중 약 5.6%를 러시아에서 도입 중으로, 현재 국내 석유수급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위기 발생 시 대체 수입처 발굴 등을 통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한국석유공사 역시 석유수급 위기에 대비해 비상시 정부 비축유 방출태세를 마련함과 동시에, 유사시에는 해외 생산원유를 도입하는 등 추가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국내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최우선으로 유가급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내 정유사의 협조를 요청했다”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석유수급 모니터링을 보다 철저히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사시에는 정부 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며 “향후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4월까지 시행 예정인 유류세 인하 기간 연장 등 국민경제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