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10일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민주당정권 검찰 이용해 범죄’ 발언과 관련해 “선거전략 차원이라면 굉장히 저열하고, 만약 소신이라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소한 민주주의자라면 이런 발언은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사안으로 대통령을 선거판으로 불러낸 것에 대해 정말 유감”이라면서 “이런 것이 일종의 정치적폐이고 구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저희는 약간 결벽증이라고 말할 정도로 선거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추경 관련해서도 심지어 여당 의원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 와서 1인시위를 하고, 국회에서 농성할 정도로 저희를 압박해도 응하지 않았던 것은 선거중립의 측면도 있었다”고 했다.
또 “근래에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모든 행정력의 80~90%를 쏟아붓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렇게 대통령을 흔들고 선거판에 불러내서 소재로 삼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강력하게 분노한다.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이 발언도 문 대통령이 직접 쓴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이 메모지에 써오셔서 저희에게 준 것이기 때문에 토론이 있었다거나 다른 의견이 있지 않았다. 아마 어제 (윤 후보의) 인터뷰 내용을 보시고 오늘 아침 회의 때까지 고심을 많이 하신 것 같다. 표정이나 분위기에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하셨구나라는 생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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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
참모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윤석열 후보가)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 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현 정부를 근거없이 적폐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강력한 분노 표출을 공개한 것에 대해) 야당이 선거 개입이라고 공격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짐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건은 분명하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으로서는 그런 정도의 책무도 있는 것 아니냐. 마냥 논란을 회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더구나 선거의 지위를 이용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반론권을 행사하는 것이고, 일종의 가짜뉴스에 대한 정당한 해명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윤 후보에 대한 사과 요구에 대해 “공개적으로 요청하신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답을 주시면 되고, 그러면 오늘로서도 그 문제는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윤 후보의 발언이 실언이라고 생각하고, 실언이라고 믿고 싶다. 그렇다면 빨리 이것 때문에 소모적인 논란을 벌이기보다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본인이 정리해 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금 더 미래지향적인 대선, 정책 비전을 다루는 경쟁하는 대선이 되면 좋겠다”과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의 사과 요구와 관련해 “윤석열의 사전에 ‘정치보복’이란 단어는 없다”면서 “문 대통령께서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없는 사정을 강조하고, 저 역시 권력형 비리·부패에 대해 법과 원칙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서 처리돼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런 면에서 문 대통령과 저와 똑같은 생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입장 표명으로 사과 요구를 일축한 셈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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